학생들 "상의없이 일방통보", 학교측 "폐지아닌 계열이동"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학가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천안의 한 대학교가 운동건강학과를 폐과키로 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학교측은 경쟁력이 있는 학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폐과가 아닌 계열이동이라는 입장이다.

3일 남서울대학교 운동건강학과 학생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학교측에서는 운동건강학과 학생들과 전체교수를 배제하고 학과장에게만 운동건강학과 폐과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학생회는 최근 구조조정이 분명히 중요한 일이고 필요한 조치라는 것은 직시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명확한 근거와 보편 타당한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생회는 "학교측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이라며 "운동건강학과는 예전부터 최근까지 학과별 평가 최우수상, 우수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취업률, 충원율 등 각종 학과별 순위에서도 중상위권을 유지해왔는데 이런 학과를 학생들과 상의도 없고 뚜렷한 이유도 없이 폐과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의구심마저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조치는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섬기는 리더십을 운운하는 대학교가 큰 꿈을 품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했던 선·후배들을 비롯해 운동건강학과 학생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왜 운동건강학과는 폐과 되고 보건의료계열에 운동처방재활학과가 생겨야 하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학생회는 또 "학교가 필요로 할 때 운동건강학과는 언제든 희생을 해왔다"며 "학교는 특성화사업만 외치고 있다. 특성화사업에 속해 있지 않은 학과들도 분명 우리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학교 특성화사업의 희생양이 왜 운동건강학과인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학회장 A씨는 "운동건강학과 학생들의 의견을 배제한 이번 사태에 대해 각성과 정확한 폐과 이유에 대한 근거자료, 운동건강학과는 없어지고 운동처방재활학과가 신설되는 이유와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할 것을 학교측에 강력이 요구한다"며 "만약 학생들과 관련 없는 이유라면 어떠한 소요사태가 되었든 강력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정부의 대학가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학과 통폐합 등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고등학교 졸업자의 감소에 따라 대학 입학생 수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학교측은 보건의료계열 특성화 방면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건강학과를 운동처방재활학과로 계열이동 시켜 향후 경쟁력 있는 학과를 집중 육성해 학생들에게 사회진출 시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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