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커스

평화로운 사랑… 균열은 한순간

결혼 후 남편의 고향으로 이사해 행복한 나날을 준비하던 데이빗(베네딕트 컴버배치)과 돈(클레어 포이) 부부. 하지만 데이빗의 동생 닉(숀 에반스)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이 시작된다.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던 남편 데이빗에게 감춰왔던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아내 돈. 데이빗은 닉을 막아보려 전전긍긍하지만, 닉은 자꾸만 돈에게 의미심장한 말들을 흘린다. 커져가는 의심과 실망에 괴로워하는 돈을 바라보며 데이빗은 아내가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는데….

영화 레커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남자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첫 번째 로맨스로 알려지며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클레어 포이, 숀 에반스가 선보이는 황홀할 정도로 매혹적인 연기 앙상블과 차세대 신예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D.R.후드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사랑과 배신, 진실과 거짓말을 통해 보여지는 인간 내면의 불안과 일상의 균열을 유려한 영상과 치밀한 심리 묘사로 그려낸 심리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최신웅 기자

◇어거스트:가족의 초상

물고 뜯고 상처주는 '막장 가족'

독설가 엄마, 이혼 위기에 놓인 큰 딸, 사촌 오빠와 사랑에 빠진 둘째 딸, 언니의 딸에게 치근덕거리는 중년의 약혼자를 가진 셋째 딸, 그리고 이들 못지 않게 문제가 많은 엄마의 여동생 가족들. 8월의 어느 날, 아버지의 자살로 오세이지 카운티에 모인 가족들은 슬픔도 잠시, 서로를 헐뜯고 상처를 후벼 파며 출생의 비밀까지 들춰내는 막장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 시작 하는데….

영화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은 가족이라는 사회적 집단 속에서 벌어지는 구성원들 간의 오해와 질투, 시기의 모습을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서로 다른 캐릭터들의 서로 다른 문제점들을 개성 있게 풀어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단연 일품이다. 또 폐부를 찌르는 블랙 유머는 영화가 막장을 위한 막장이 아닌, 이야기를 위한 막장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많은 막장극들이 그러하듯, 충격과 신선함을 주기에는 되풀이 돼 온 식상한 소재를 반복할 뿐이어서 너무 겉돌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마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평면적인 촬영, 쉬지 않고 이어지는 만연체의 대사 등 영화는 필요 이상으로 원작에 충실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원작 연극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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