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과 기후'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전 세계가 똘똘 뭉치는 날, 바로 기상인들의 축제인 3월 23일 '세계기상의 날'이다. 이날은 기상업무를 관장하는 국제기구인 WMO(세계기상기구)의 협약이 발효된 날로, 대기를 공유하는 전 세계 기상인들이 더 나은 기상서비스와 정확한 기상예측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기상업무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60년부터 기념해 오고 있다.

'내일의 날씨를 알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거창한 바람에서 출발한 기상업무는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이 만들어낸 분야이다. 해양의 거대한 수증기와 태양열이 만들어낼 눈과 비, 바람 그리고 추위와 더위까지 '언제', '얼마나'라는 의문을 향한 열정은 대대로 이어져 자연의 법칙을 다양한 수식으로 풀어내어 대기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하기에 이르렀고, 점점 좁은 구역으로, 점점 더 먼 시간까지의 날씨 예측을 목표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도전의 승패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의 장애물 없는 공유로부터 가늠될 수 있는데, 한곳에 계속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이 공기덩이에 국경이 없기에, 공기덩이를 쫓아 날씨를 예측하고 기후를 연구하는 기상분야 또한 국경이 있을 수 없다.

요즘같이 다양한 자료의 보유가 곧 성공과 직결되는 정보사회에서 모든 자료를 네 것 내 것 없이 서로 공유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상에 있어서만큼은 이와 정반대이다. 보다 많은 정보의 공유와 협력만이 더 나은 기상예측과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열쇠이다. 따라서 매 3시간씩 하루 8번 동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이 날씨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매 6시간마다는 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이 자료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하루 2번, 매 12시간마다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의 날씨 상황을 공유한다. 이렇게 모아진 기상자료들을 토대로 지구를 감싸고 있는 대기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분석하여 일기예보를 생산한다. 그저 뉴스의 끝부분, 1분 30초의 날씨 정보가 알고 보면 바로 전 세계적인 합작품인 것이다.

이에 올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기상청은 '열린 기상청-행복한 국민'이라는 주제로 모두를 아우르는 넓은 소통을 발판 삼아 가진 것을 나누고 모아 더 큰 기상의 가치를 실현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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