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아산21실천協 '푸름이 인형극단' 나눔 실천

 여성 12명으로 구성된 푸름이 인형극단이 어린이들에게 인형극 '푸른 요정의 구름 부채'를 공연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사진=푸른아산21실천협의회 제공
여성 12명으로 구성된 푸름이 인형극단이 어린이들에게 인형극 '푸른 요정의 구름 부채'를 공연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사진=푸른아산21실천협의회 제공
"겨울왕국이 인기지만 저희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버금가는 인기를 자랑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자의 재능을 활용해 어린이들에게 환경 인형극을 선 보이는 '푸름이 인형극단'이다. 푸름이 인형극단은 2011년 6월 결성됐다. 푸른아산21실천협의회가 개설한 기후해설 생태활동가 양성과정이 계기가 됐다.

양성과정을 마친 시민 가운데 8명이 환경의 소중함을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일러 주자며 인형극단을 만들었다. 현재는 12명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창단 초기부터 현재까지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다. 단원 모두가 40대 여성이다. 그래서 푸름이 인형극단은 여성 극단이며 아줌마 극단이기도 하다.

인형극은 서로의 능력을 발휘해 준비됐다. 어린이집 원장이 생업인 단원은 어린이집에서 진행한 인형극의 경험을 살려 다른 단원들에게 극에 사용될 인형 제작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글쓰기가 취미인 단원은 대본을 집필했다. 업체에 의뢰해 조립식 인형극 세트도 제작했다. 짬을 내 인형을 만들고 수정을 거듭해 첫 번째 인형극 '푸른 요정의 구름 부채'가 완성됐다. 극에는 아산의 지명이 사용되고 아산의 시조인 수리부엉이도 등장한다. 환경재난이 발생한 마을에서 해결책으로 구름 부채를 찾으러 떠난 여정을 담고 있다. 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임을 당하는 로드킬이나 쓰레기 문제 등도 다루고 있다.

여름과 겨울 방학에는 공연이 드물지만 학기중에는 공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학급에서 주로 공연을 신청한다. 반응이 좋아 매년 거르지 않고 공연을 신청하는 단골 어린이집과 학교도 제법 된다. 지난해 25회 공연에 2038명이 관람했다. 공연 시간은 20분이지만 무대 설치와 뒷정리까지 감안하면 한 시간이 걸린다. 인형극 세트가 승용차에 실리지 않아 공연 때 마다 승합차를 빌려야 한다. 매주 두시간 가량 자발적으로 연습을 갖고 호흡을 맞춘다. 운영비로 시에서 일부 비용이 지원되지만 재능봉사라는 생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계속하기 어렵다.

공연 중 간혹 사고가 날 때도 있다. 인형을 움직이는 끈이 끊어져 갑작스레 교체가 되기도 한다. 인형극 장막 뒤 반 평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 어른 여섯 명이 인형의 동선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여름에는 땀을 비오듯 쏟는다. 다른 이의 발을 밟는 정도는 양해를 구할 일도 아니다. 한동안은 인형극이 끝나면 단원들이 세트 밖으로 나와 인사를 했지만 요즘은 아이들이 인형극에 신비감을 잃지 않도록 인형들만 인사를 나눈다. 지역에 녹음실이 없어 대본 수정으로 새로 녹음이 필요 할 때는 서울과 청주 등 외지로 원정 녹음을 떠나야 하는 것도 고충이다.

올해 극단은 야심찬 목표가 있다. 하반기에 새로운 대본의 인형극을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목도 정해졌다. 새 인형극 '돼지가 너무해'는 욕심으로 다른 동물들의 터전을 파괴한 돼지와 마을의 복원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연극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는 조혜경(43) 푸름이 인형극단 대표는 "아이들의 몰입과 호응도가 연극 무대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인형극이 끝난 뒤 아이들이 환경 사랑을 약속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산=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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