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액션·근육질 남성 등 전작 흥행요소 그대로 신선함 떨어진 원초적 쾌감… 허술한 스토리 아쉬워

영화 300: 제국의 부활은 BC 480년, 페르시아제국의 그리스 3차 침공 당시 이를 막아낸 전투로 세계 4대 해전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살라미스 해전을 다루고 있다. BC 530년 페르시아 제국은 통일을 계기로 그리스 정복을 결심하고 총 3차에 걸친 원정 전쟁을 시작한다. BC 492년, 1차 원정은 페르시아 함대가 폭풍을 만나 좌절되고 2년 후 2차 원정은 마라톤 전투에서 패하게 된다. BC 481년에는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가 직접 30만의 대군을 이끌고 침공에 나서게 된다.

살라미스 해전은 전작 `300`의 소재였던 테르모필레 전투와 동시에 일어났던 전투로 이 싸움에서 그리스연합군이 승리하면서 페르시아의 그리스 정복은 좌절되고 만다. 따라서 전작의 주인공이 스파르타의 용맹한 왕 레오디나스 1세라면 이번 영화에서는 그리스의 명장으로 기록되고 있는 테미스토클레스 장군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전작의 성공 요인을 그대로 옮겨오면서 한편으로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여러 시도를 선보인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거나 전작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300의 성공은 한마디로 `비주얼`의 성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람한 근육의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전사들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했던 영화는 이들의 움직임을 슬로모션과 클로즈업, 그리고 강렬한 색감으로 버무려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뜨렸다. 그리고 잔인한 액션을 과감없이 구현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원초적인 쾌감을 선사했다. 그 전의 액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런 영상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그 후 수많은 영화들이 300의 스타일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300 : 제국의 부활은 전작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전사들의 우람한 근육과 잔인한 액션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전작과는 다른 바다라는 공간을 통해 차별성을 두려는 의도를 보였다.

전작이 좁은 협곡에서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에는 경계를 둘 수 없는 바다에서 수천 척이 넘는 함선을 동원해 할리우드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스케일을 선사한다. 여기에 그리스의 테미스토클레스와 페르시아의 아르테미시아, 두 사령관의 지략대결을 중심에 놓는다. 거기에 기괴한 복장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크세르크세스가 `신왕`이 될 수 있었던 과정을 영화 속에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전작의 스타일 속에 함몰 돼 액션에 대한 깊이를 담아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 영화는 초반 마라톤 전투를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전쟁 장면을 선보이고있는데 300이 액션과 스케일의 강도가 시간에 따라 확장되면서 기대감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과 달리 300: 제국의 부활은 시작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테미스토클레스의 카리스마도 전작 레오디나스 왕에 비하면 어설프다고 할 수 있다. 레오디나스 왕과는 다른 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테미스토클레스 주변의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전사들은 영혼이 없는 살인기계들처럼 보일 뿐이다.

오직 영화에서 빛나는 것은 아르테미시아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원래 그리스인이지만 부모와 마을이 같은 그리스인에 의해 불태워지고 자신은 노예가 되어서 비참한 생활을 하다가 버림받은 인물이다. 페르시아 특사에 의해 목숨을 구한 그녀는 치열한 훈련 끝에 페르시아 최고의 검사가 되고 다리우스왕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 해 그리스를 불바다로 만들려는 `복수의 화신`으로 등장한다. 아름다운 미모로 거친 전장에서 누구보다 엄청난 카리스마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아르테미시아를 보는 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영상과 스타일에 과도하게 집착해 이야기 구조와 인물들 간의 갈등에 소홀히 한 영화 300: 제국의 부활은 스토리보다 영상에 열광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환호할 만한 영화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따분하기 그지없는 영화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신웅 기자

취재협조=대전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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