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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응답하라 오바마… 옥새의 귀환

2014-03-12 기사
편집 2014-03-12 06: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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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때 사라진 대한제국 옥새 美서 발견돼 6월 반환 준비중 4월 방한 예정 오바마 대통령 한국 오는길 옥새 함께 와주길 "

우리 역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물건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옥새였을 것이다. 옥새는 국왕의 권위를 상징함과 동시에 국정의 집행 그리고 왕위 계승의 절대적 신물(神物)로 수천 년간 전승되어 왔다.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강제병합당할 때까지 사용되었던 임금의 도장 - 옥새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1897년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 황제로 즉위한 뒤, 황제국의 권위에 알맞도록 거북이로 만든 손잡이를 용으로 변경함과 동시에 황제지보를 비롯한 옥새를 새로 만들어 사용했다. 그리고 이 옥새는 1907년 고종의 뒤를 이어 황제로 즉위한 순종에게 전달되었다. 1910년 일본에 의해 대한제국이 강제병합되자 조선총독 데라우치는 순종이 사용했던 옥새를 빼앗아 일본 궁내청 이른바 천황궁으로 보냈다.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고 일본에 종속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조치였다. 1946년 8월 15일 맥아더는 해방 1주년 기념식에 미군정청 하지 중장을 통해 '조선의 자주독립을 바라 마지않는다'는 친서와 동시에 황제지보를 비롯한 옥새 5개를 다시 돌려주었다. 일본으로부터 37년 만에 되돌아온 옥새는 해방과 자주독립의 상징물이었다. 그러나 제자리를 찾은 듯했던 옥새는 다시 비운의 운명에 사로잡힌다. 1950년 6·25 전쟁 기간 중 5개의 옥새 중 2개가 분실되고 만 것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옥새, 제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황제지보와 국가권력을 상징하는 대한국새 2점이 분실되어 버렸다.

2010년 나는 미국 메릴랜드에 위치한 미국 국가기록보존소를 방문했다. 6·25 전쟁 당시 분실된 한국 문화재에 대한 기록을 찾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나는 미국 국무부 관리가 작성한 전쟁 중 서울에서 발생한 '미군의 문화재 절도 사건'에 대한 기록을 찾았다. '아델리아 홀 레코드'라고 불리는 이 문서에는 전쟁기간 중 미군이 종묘와 궁궐에서 '임금의 도장'을 훔쳤고, 한국 정부가 47개의 옥새를 워싱턴의 주미한국대사관을 통해 분실신고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를 근거로 미국 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옥새의 흔적들을 조사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던 중 LA카운티 박물관에 조선 8대 임금 중종의 왕비 옥새가 보관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때부터 수년간 나는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을 위해 노력했고, 지난 2013년 9월 박물관 측은 6·25 전쟁 당시 분실된 도난품이란 사실을 인정, 전격 한국으로 반환하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A카운티 박물관이 한국으로 조선왕실의 옥새를 반환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 미국 골동품상이 또 다른 옥새의 행방을 신고했다. 미국 국토안전부는 골동품상의 신고를 받고 LA 인근 샌디에이고의 용의자 집을 수색한 결과 9점의 옥새를 추가로 발견했다. 그중에는 놀랍게도 사라진 대한제국 황제의 옥새 '황제지보'가 있었다. 1946년 맥아더가 해방 1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으로 돌려주었던 바로 그 옥새였다. 미국 국토안전부는 전쟁 당시의 미군 도난품으로 간주, 압수절차를 진행했고, 문화재청의 예상에 의하면 아마도 금년 6월경 한국으로 반환될 듯하다고 한다.

지난 2월 중순 보도에 의하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월 말경 한국을 방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조금 시간을 당겨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한제국 옥새를 우리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시기상으로 옥새가 압수된 지 이미 6개월 정도 경과한 만큼, 정치 외교적 결단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사라졌던 대한제국 황제의 옥새, 우리 역사 마지막 임금의 도장은 모두의 머릿속에서 잊혀져 아직까지 정부나 정치인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나의 이런저런 걱정에 공감해 주신 미국 워싱턴, LA, 뉴욕 등지의 20여 개 한인 단체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방한 시 대한제국 황제의 옥새를 우리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는 진정서를 수일 내로 백악관에 제출하겠다는 연락이 있었다. 오바마 방한까지 한 달 반, 부족한 시간이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듯하다. 이런 말을 믿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 응답하라 오바마!

혜문스님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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