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판암동 옛골 흑염소

환절기 건강을 잃기 쉬운 요즘 제대로 된 보양식 한 그릇이 절로 떠오른다. 보양식 하면 삼계탕 정도를 떠올리지만 뭐니뭐니해도 흑염소를 따라올 만한 것이 없다. 자연에서 방목한 `건강한` 흑염소 수육이나 전골을 그릇째 비우고 나면 겨우내 몸을 괴롭혔던 지긋지긋한 감기도 쫓아내 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경칩도 지나 바야흐로 `봄나물`도 입맛을 당기는 시기. 최고의 보양식 염소요리와 향긋한 나물이 만난 특별한 보약 밥상으로 식객들을 유혹하는 흑염소 요릿집이 있다.

대전 동구 판암동에 위치한 `옛골 흑염소`는 명품 흑염소 요리를 알뜰한 가격에 푸짐하게 제공한다. 원기와 보양의 대명사인 흑염소는 예부터 녹용에 버금가는 약효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다량의 아미노산을 함유한 고단백 음식이다. 불포화지방산으로 인해 콜레스테롤 걱정할 필요도 없는 저칼로리 음식이기도 하다. 피부미용 효과도 뛰어나 여성들에게도 안성맞춤. 이쯤되면 음식보다 `약재`인 셈. 이 약재는 열정을 갖고 정성껏 만드는 이 집만의 조리 노하우와 만나 `보약`으로 거듭난다. 이 집은 1년생 13㎏짜리 암컷 흑염소 고기만 사용한다. 방목시킨 염소는 운동량이 다른 염소보다 많기 때문에 살코기 주변에 기름기가 전혀 없고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인다. 사료로 키우지 않고 자연식으로 사육해 청정한 것 또한 특징이다. 냉동 고기는 사용을 거부하며 그날그날 공수한 생고기를 쓸 만큼만 손질해 놓는다.

대표적인 요리는 흑염소전골, 흑염소수육. 고기를 말끔하게 손질해 당귀, 엄나무, 헛개나무 등 약재를 넣고 삶아내는 과정을 통해 염소 냄새를 깨끗이 잡아냈다. 전골 육수는 염소뼈를 24시간 우려낸 하얀 국물에 사골된장 등 20여가지의 재료를 사용한 특제양념과 파, 양파, 무, 생강 등을 넣고 만든다. 이 육수에 미리 삶은 살코기와 새발나물, 부추, 깻잎 등 각종 채소와 새송이, 느타리 버섯이 듬뿍 들어간다. 전골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단연 일품. 뜨끈뜨끈한 열기와 은은한 향기가 배속 깊은 곳까지 퍼지면서 지쳤던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수육은 앞다리살과 갈비살을 삶은 후 염소고기와 궁합이 맞는 부추 위에 썰어 나온다. 따끈따끈하게 데워진 살코기와 부추를 함께 싸서 들깨가루·겨자·초고추장 등을 넣어 만든 특제소스에 찍어 먹으면 쫄깃쫄깃한 껍질과 연한 고기가 입안에서 최고의 맛을 선보인다.

봄의 기운을 한가득 품은 `새발나물`과 전남 여수 금오도에서 자란 `방풍나물`도 맛의 향연에 가세한다. 시금치의 20배에 해당하는 영양가를 갖고 있는 새발나물은 바닷가에서 재배한 덕분에 짠맛이 약간 감도는 `자연간`이 특징이다. 새발나물을 시골된장에 찍어 곁들여 먹으면 일품 중 일품. 역시 주로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방풍나물은 중풍치료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머리를 맑게 해 수험생들을 위한 최고의 음식이다. 살짝 데친 방풍나물은 향긋한 특유의 향이 입안에서 감돌며 수육과 곁들여 먹으면 특별한 궁합을 자랑한다.

검증된 식재료와 청결한 위생상태, 음식맛이 변하지 않는 철저한 레시피를 끈질기게 고집하는 이진규(56) 대표는 20여년간 흑염소 고기만 파고든 베테랑이다. 전국의 이름난 요릿집에서 주방장을 하며 경력을 쌓은 후 3년전 이곳에 터를 잡았다. 자신만의 흑염소 조리법을 전수하는 데도 아낌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가족, 친지를 대하는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며 최고의 건강 보양식을 대접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흑염소 요리를 더욱 더 대중화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육&전골(1인분·반반 주문 가능) 1만5000원 △흑염소탕 9000원 △흑염소 사골국(점심특선) 6000원 △흑염소 사골탕(점심특선) 6000원 (※동구 판암동 467-6) ☎042(222)0009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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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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