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성 배뇨장애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갖가지 질병 중에서도 배뇨와 관련된 증상은 특히 노년층을 괴롭게 만드는 주범이다. 노인성 배뇨장애가 있다면 요로감염, 피부감염, 낙상과 골절, 수면장애 등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어 활기찬 노년을 위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요실금 등이 발병하면 노인들은 수치심 등으로 원활한 사회생활이 힘들어져 심하면 우울증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노년층의 건강은 물론 삶의 질까지 위협하는 노인성 배뇨장애에 대해 충남대병원 비뇨기과 임재성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노인성 배뇨장애는 방광출구폐색(방광의 출구가 막힘)과 방광 근육의 약화, 또는 방광의 자극증상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방광출구폐색이 나타나면 폐색 자체에 의한 증상과 방광이 예민해져서 생기는 증상(자극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폐색 증상에는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세뇨, 소변보러 가서 한참 있어야 소변이 나오는 요주저, 소변을 다 본 것 같은데도 똑똑 떨어지는 요점적, 잔뇨감 등이 있다. 방광이 예민해지며 나타나는 자극 증상에는 소변을 참기 힘든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 빈뇨, 야간빈뇨 등이 있다.

남성 노인환자의 경우 방광출구폐색의 가장 많은 원인은 전립선비대증이다. 방광근육의 약화도 대부분 장기간 계속된 방광출구폐색의 결과이거나 당뇨병이나 다른 신경계통의 질환이 있을 때 오는 신경인성방광에 의해 생긴다. 방광이 예민해지는 경우는 별다른 원인 없이 방광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노화현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뇌졸중(풍증)이나 파킨슨병, 치매 등과 같이 뇌에 이상이 있는 경우 나타날 수 있다. 여성 노인환자의 배뇨장애도 소변을 잘 못 보는 경우 방광출구폐색이나 방광근육의 약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방광출구폐색이 원인인 경우는 남성에 비해 훨씬 적으며 대부분 방광근육의 약화로 소변을 잘 못 보게 된다.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남자와 같이 노화현상이나 뇌에 이상이 있을 때 올 수도 있지만 여성의 경우 복압성 요실금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노인성 배뇨장애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환자의 증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치료는 원인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 가운데 선택하는데 약물 치료는 방광 상태에 따라 소변을 잘 참을 수 있게 해주는 약물과 소변을 수월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배뇨장애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고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방광의 용량이 작아지고 예민해지며 소변을 참을 수가 없고 요실금이 있을 때는 장을 이용한 방광 확대술이 효과적이다.

특히 여성 환자의 복압성 요실금은 대개 수술 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고 수술을 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라면 빈뇨나 절박뇨, 절박성요실금을 치료하기 위한 방광 훈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임 교수는 "노인성 배뇨장애의 경우 적절한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통한 건강 상태 유지가 중요하다"며 "배뇨증상은 몸 상태가 나쁠 때 같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여러 가지 만성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다면 이 병들을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증상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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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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