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일본, 교토대학에서 1년간 초청교수로 있으면서 생활하던 집은 교토시 '철학의 길'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연히 이웃에 살고 있는 할머니를 알게 되었는데 어느 날 책을 한 권 갖고 왔는데 '환경가계부'라는 녹색의 겉 표지가 있는 책이었다. 환경가계부는 일반적인 가계부와는 달리 구입품에 대한 회계 기입부분 외에 가정생활에서 사용하는 각종 생활용품에 대한 항목과 쓰레기 발생량에 대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기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절약을 위한 실천사항이 있고, 해당되는 결산기록으로 회계, 이산화탄소배출결과 등을 기입할 수 있게 하여 저탄소녹색생활을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환경가계부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정부에서 2008년에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하여 지구온난화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의식을 일깨우는 각종 홍보교육과 지난 5년간 기후변화 등 녹색 성장을 추진하여 왔으나 녹색성장이 환경과 생명을 소홀히 한 성장(Growth) 위주와 시민들의 저탄소 실천행동에서는 대부분 정부 주도로 아직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2014년 현재를 생각하면서 '녹색 가계부'라는 것을 만들어 활용한다면 가정살림에도 도움이 되고 지구온난화 특히 현재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이산화탄소 줄이기를 위한 각종 시책에 큰 기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녹색 가계부'에는 일반적인 가계부 내용과 사용하는 수도, 가스, 전기사용량과 생활용품 그리고 쓰레기 양에 따른 이산화탄소배출계수에 의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입하게 하고 에너지효율가전제품구입 대기전력차단. 냉난방기구 사용 방법, 쓰레기 감량, 친환경제품 이용, 탄소포인트제, 그린카드 이용, 각종 환경 정보, 계절음식, 로컬푸드 및 식품정보 등을 가계부의 각장마다 각각의 주제에 따라 알기 쉽게 수록하여 건강과 계절(월)에 맞는 중요 녹색생활테마를 제시하고 온실가스 삭감 목표를 세워 그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 이런 녹색가계부를 만들어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이용한다면 가족 대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가정경제의 보탬과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지구환경을 지키려는 관심과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들이 이루어질 것이며 자긍과 보람을 갖게 할 것이다.

이제 생활에서 실천하는 '녹색 가계부'와 함께 우리의 소비생활이 녹색소비생활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윤오섭 대전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대묵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