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국립수목원 박사
이유미 국립수목원 박사
강원도엔 눈이 너무 와 모두들 걱정입니다. 광릉 숲에도 많지 않지만 눈이 내렸고 아직 쌓여 있습니다. 시리도록 파랗게 드러난 하늘을 배경 삼아 겨울 숲에서 수형을 그대로 드러낸 나무 구경을 하며 숲길을 걷노라면 큼지막한 유리온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국립수목원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입니다. 산 모양을 하고 있는 유리온실 난대식물원도 있지요. 따뜻한 기온 속에 피어 있을 꽃들이며 푸르른 잎들이 떠올라 절로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게 됩니다.

사실 열대식물연구센터는 2008년 만들어진 연구보전시설입니다. 많은 분들이 열대온실이라고 하면 무성한 관엽식물과 화려한 꽃들로 가득한 전시시설로 생각하시지만 국립수목원에 있는 열대온실은 좀 다른 의미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생명공학기술이 발달하며 식물을 소재로, 신약을 비롯한 다양한 자원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미래엔 어느 나라가 얼마나 많은 이력관리가 되어 있는 원종식물들을 가지고 있는지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는 일찍이 이 부분에 눈을 떠 여러 나라와 협약을 체결하여 무궁한 미래가치 식물자원을 확보해 모아둔 곳이 바로 이 열대식물연구센터입니다. 이곳엔 IUCN(국제자연보호연맹)에 등록된 멸종위기종 및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등록 식물을 중심으로 한 3000여 종의 열대·아열대 식물이 전시·보전되어 있습니다.

지금 붉은 꽃이 한창 고운 장미무궁화는 우리의 국화 무궁화와 같은 집안 식물인데 꽃에 비타민 C가 풍부해서 감기 예방이나 피로 회복, 피부에 좋은 식물이지요. 허브처럼 차로 마셔도 아름다움과 향기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답니다. 아브로마는 열매 모양과 열매 속의 털이 자란 모습 때문에 '악마의 솜털'로 불려지는데 이름과는 달리 당뇨병, 류머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증상에 매우 약효가 좋은 천사와 같은 식물입니다. 광릉 숲 국립수목원에 한번 들러 미래의 자원식물들과 따뜻하게 만나보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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