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마포갈매기

사진=이지형 기자
사진=이지형 기자
매서운 한파로 가만히 서있어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요즘 화톳불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고기와 함께 추억까지도 구워내는 행복한 상상을 한번쯤은 해보게 된다. 이런참에 잔뜩 움츠러든 몸을 안고 다다른 곳은 고소한 고기 냄새가 은은한 참숯향과 함께 퍼지는 `특수부위 고깃집`. 주머니가 가벼울 때라도 친구 또는 직장동료와 함께 특별한 맛을 즐기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곳이다.

대전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참마포갈매기`는 부담스럽지 않은 알뜰한 가격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질좋은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점점 입소문을 타며 식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고기의 갈비뼈 근처 부위로, 소고기로 따지면 안창살에 해당된다. 돼지 한 마리에 겨우 1.5㎏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로 예부터 몰래 감추어 먹었다고 해 `뒷고기`라 불린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갈매기모둠, 소갈비살. 고기는 사흘마다 한 번씩 공수해 재료의 신선함을 한껏 살렸다. 갈매기모둠은 양념을 하지 않은 `갈매기살`과 마늘소스를 가미한 `마늘갈매기살`, 매운소스로 재운 `매운갈매기살`이 푸짐하게 나온다. 일반 갈매기살은 주인장이 주문 즉시 고기를 잘라 손질해 손님들이 더욱 더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게 이 집의 특징. 마늘과 매운소스를 각각 12시간, 4-5시간전에 고기를 재워 양념이 충분히 스며들 수 있게 해 더욱 감칠맛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고기를 주문하면 불판에 계란 크러스트 국물을 부어준다. 여기에 양념무채와 콩나물을 올린 후 반쯤 익은 계란 크러스트를 수저로 뒤집는다. 고기와 함께 즐기는 계란 크러스트는 특별하고도 아기자기한 맛을 선사한다.

갈매기살은 굽는 방법에 따라 맛도 저마다 다르다. 무엇보다도 숯불에 살짝 구워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집은 충북 옥천에서 공수한 참숯을 사용한다. 숯불에 올려진 갈매기살이 노릇노릇 구워지며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잠깐 시간이 흘렀을까. 이만하면 충분히 익었다 싶었을 때 바로 먹어야 제 맛이다. 노릇노릇 잘 익은 갈매기살을 소스에 찍어 입안으로 가져간다. 씹는 순간 달착지근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 퍼지며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육질이 혀끝에 그대로 전해지니 다른 집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참숯의 은은한 향을 머금은 고기는 후각을 자극하며 자꾸만 젓가락질을 하게 만드니 일행이 많을 땐 살짝 눈치가 보인다.

소갈비살도 인기다. 센 불서 살짝 익혀서 그대로 먹는다. 입안에 넣으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고 달콤한 육즙이 `줄줄`,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고 만다. 고기살은 씹을수록 풍성해지는 고소한 육즙이 단연 일품이다.

이밖에 항정살, 짚불삼겹살, 양념껍데기, 불타는닭발 등도 손님들이 즐겨찾는 메뉴다. 하나 더. 중년이 접어든 고객들이 학창시절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한 `옛날도시락`도 놓치지 말 것. 밥 위에 콩나물·생채·김치볶음·참기름·김가루와 계란후라이가 얹어 나오며 추억의 맛을 곱씹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황인석 점장은 "손님을 가족같이 생각하며 친절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서비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문 즉시 고기를 손질해 신선한 맛을 최대한 살리고 반찬 등 식재료를 이틀에 한번 시장에 가서 발품을 팔며 구입하는 것에서 서비스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황 점장은 "찾아주시는 분들이 맛과 함께 추억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갈매기살(1인분·150g) 5900원 △갈매기모둠(갈매기살 180g·마늘갈매기 130g·매운갈매기 140g) 1만8900원 △소갈비살(1인분·180g) 7500원 △항정살(1인분·180g) 6500원 △양념껍데기(1인분·180g) 4500원 △옛날도시락 3000원 ☎042(471)6476 (※서구 월평동 903번지 1층)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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