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동 어명

코끝이 시큰해질 요즘 같은 때면 개운하고 시원한 해물탕이 으레 생각나기 마련. 한수저만 들이켜도 오들오들 떨렸던 몸이 온기로 가득 차 `겨울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과 `바다의 인삼` 해삼도 곁들이면 원기회복에도 그만이다. 각종 자연산 해산물로 `바다의 참맛`을 요리하고 있는 집.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어명`이다.

경남 통영, 경북 울진, 포항 등 전국 이름난 산지에서 바로바로 공수하는 자연산 해산물은 단연 최고급이다. 이 집의 대표메뉴인 `생우럭탕`은 다시마, 파뿌리, 양파, 무 등으로 육수를 만들어 냉동이 아닌 국내산 `생우럭`과 미역을 넣고 끓인다. 청양고추를 가미해 칼칼하고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전·현직 국회의원 등도 자주 찾아 그 맛에 반했다고 주인장이 귀띔한다. 애주가를 위한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육수가 충분히 우러나올 시간을 감안해 20-30분전 예약은 필수다.

멍게는 만져보면 땅땅할 정도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이 최상급의 신선한 해물이라고 한다. `돌멍게`, `참멍게`, `비단멍게` 등 다양한 종류의 100% 자연산 멍게를 맛볼 수 있다. `돌멍게`는 검은 빛이 감도는 게 특징. 그냥 보면 돌같이 보인다고 해 `돌멍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빨갛게 부풀어 오른 것은 일명 `비단멍게`다. 향긋한 바다내음과 함께 짭조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바다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담아낸 듯 천연의 맛과 향이 자꾸만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 정도다.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피문어`로 만든 `문어연포탕`도 식객들의 입맛을 붙잡는다. 남해안에서 잡히는 `돌문어`는 끓는 물에 데치면 쉽게 질겨지지만, `피문어`는 상대적으로 보들보들한 맛을 자랑한다. 때문에 보다 연한 식감에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연포탕은 다시마, 파뿌리, 무, 양파로 육수를 내고 배추와 시금치, 냉이 등을 곁들였다. 여기에 1㎏은 족히 될만한 큼지막한 문어 한 마리가 들어간다. 개운하고도 냉이가 들어간 덕분인지 향긋한 맛이 맴도는 국물맛이 특히 일품이다. 문어살은 전혀 질기지 않고 `보들보들`. 입안에서 `살살` 부드럽게 넘어간다.

요일마다 고등어무조림, 대구탕, 김치찌개, 알탕, 굴국밥 등을 선보이는 점심일별메뉴도 직장인들의 점심메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주인장의 친어머니가 만든 각종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나와 고향의 진미를 연상시키게 한다.

이권로(49) `어명` 대표는 충남 서산이 고향이다. 바닷가에 위치한 고향집에서 자라 예전부터 해산물과 바다 등 이치에 밝았다고. 지금도 한 달에 한번씩 스킨스쿠버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등 한마디로 바다 없으면 못사는 `바다 사나이`다. 스킨스쿠버를 하면서 전국 각지의 해산물 산지 지리도 통달했다. 산지 어민들과 친분을 쌓으며 가장 싱싱한 해산물을 손쉽게 공수할 수 있는 것. 그 때문인지 이 대표는 `어명`에서 사용하는 해산물은 전국에서 최상급이라고 자부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10여년간 해산물 요리 조리경력을 바탕으로 회뜨기, 굴, 해삼 손질 등을 직접하고 있다"며 "흔히 먹을 수 있는 양식 해산물이 아니라 자연산 굴, 해삼 등으로 만든 각종 요리를 통해 손님들이 `바다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마다 맛이 천차만별이기에 `제철 해산물`을 선보여 최고의 맛을 선보이는 데 묵묵히 일조하는 그의 말에서 음식과 맛에 대한 열정, 믿음이 엿보였다.

일요일은 휴무이니 유념하시길.

△생우럭탕 2만원 △자연산 바다왕굴 2만원 △자연산 해삼 2만원 △자연산 돌멍게 2만원 △생우럭지리(점심특선·1인) 1만원 △매운탕(점심특선·1인) 1만원 △점심 일별 메뉴 6000원 ☎042(483)3927 (※서구 둔산동 1251번지)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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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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