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학교 경제 프로그램'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직원들이 5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교어린이집에서  퀴즈풀이, 용돈기입장 체험 등 어린이 경제교실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장길문 기자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직원들이 5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교어린이집에서 퀴즈풀이, 용돈기입장 체험 등 어린이 경제교실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장길문 기자
"옛날에는 물건을 어떻게 샀을까요?" "돈으로요. 까르르" "돈이 없던 때는요? "딱지로요. 까르르"

5일 대전 둔산 대교어린이집. 30여 명의 어린이들 앞에 선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오지현(28) 대리는 이날 하루 어린이집 선생님이 됐다. 오 대리는 그동안 숙련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구슬리며 왜 돈을 사용하게 됐는지, 저축은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한편에선 이병선·강인규·김대승·윤승일·김영미·오유나씨 등 하나은행 동료들이 보조선생님으로 나서 아이들과 함께 '용돈기입장'을 작성하며, 저축과 소비의 개념을 알려주었다.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로 시작된 이날 어린이 경제교실은 퀴즈풀이, 용돈기입장 체험 등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직원들의 재능기부가 화제다. 직원들은 은행이란 직장의 특성과 타고난 재질, 그동안의 경력 등을 감안해 지역 내 어린이집·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교, 대학교 등을 수시로 방문, 경제교실을 갖고 있다.

오지현 대리의 경우 아이를 좋아하는 성격을 고려, 주로 유아를 대상으로 경제 선생님을 담당한다. 여타 직원들도 PB센터, 전문금융연수 경험자, 자격증 보유자 등으로 구분해 초중고대학을 맡는다. 각각의 강의 시안도 스스로 마련했다.

이들은 재능기부란 개념이 사회에 퍼지기 전인 지난 2003년부터 이처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그만큼 노하우도 쌓였다. 지난 10여 년간 직원들은 대전 지역을 비롯해 충남 낙도 분교까지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 2만 여명의 학생들에게 경제 교육을 했다.

이들의 지속적인 조기 경제교육에 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병선(44) 차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직원들이 학생들을 위한 경제교육을 시작한 것은 자신들의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학생들이 막상 사회에 나오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게 '돈' 또는 '돈'과 결부된 사안인데, 현재 각 학교에선 실질적인 금융교육을 받지 못하는 여건입니다. 결국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서야 경제적 관념이 성립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우리 직원들은 이런 경제 개념을 조기에 교육시켜 학생들이 사회에서의 삶의 터와 기준을 세워 안정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지현 대리는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강의 내용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 아이들이 용돈의 계획적인 관리와 은행이 하는 일, 저축의 중요성 등을 이해토록 돕는다"며 "아이들이 용돈기입장을 작성하고 저축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직원들의 재능기부에 조직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는 이들의 교육에 필요한 필기류와 선물을 마련하고, 경제뮤지컬 같은 대형 경제교육 프로그램도 개최한다.

경제뮤지컬과 관련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는 지난 한해에만 대전·충남 지역에서 9차례의 경제뮤지컬을 개최해 3700여 명의 학생들이 관람했다. 경제뮤지컬엔 직원들이 동참,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경제교육도 동시에 진행한다.

향후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와 직원들은 각 영업점의 분야별 인재를 다수 양성, 각급 학교의 교육환경에 맞는 경제 교육 및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우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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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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