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생기면 회복 어려워 전문성·자존감 확대 중요 예산比 낮은 체감도 과제

"사회복지인들의 윤리성, 전문성을 확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협의회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 곽영수(54)신임회장은 사회복지인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윤리성을 꼽았다. 열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대부분의 사회복지인들이 함께 불신받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서비스를 받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한번 땅에 떨어진 신뢰감을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곽 회장은 "신뢰도는 사회복지인의 기초이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신뢰감이 형성돼야만 시민들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리성 확보를 위해 협의회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계 전체를 대상으로 무결점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사회복지인들의 두번째 덕목은 전문성이다. 전문성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최일선 현장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곽 회장은 이를 위해 기존의 교육을 강화하고 현장경험과 이론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정책기능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협의회 회원들간의 소통과 화합을 통해 참여를 촉구하며 강하고 규모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게 취임 첫 해의 구상이다.

사회복지인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도 곽 회장이 생각하고 있는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사회복지업무를 하면서 보람과 가치를 느껴야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곽 회장은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관련 부서의 눈치를 보거나 극히 일부분의 잘못이 절대 다수의 잘못인 것처럼 매도되는 현 상황에서는 사회복지인들의 자존감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며 "복지고객을 위한 일인데도 마치 나 자신을 위한 일인 것처럼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 사회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복지체감도가 낮은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대전만 하더라도 1조 원이 넘는 많은 예산이 복지분야에 책정돼 있어 큰 관심을 두고 살펴봐야 하지만 실제 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곽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건강보험의 경우만해도 우리 일상 생활에 큰 복지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무상급식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만 보편적 복지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전에 있는 21곳의 복지관은 나이와 성별, 경제력이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누구나 방문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곽 회장은 이를 위해 참여자치시민연대와 사회복지사협회 등 4개 단체를 중심으로 주민참여예산네트워크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관 중심의 예산 편성으로 예산이 대부분 확정된 다음 공청회를 통해 일방적인 통보에 그치던 것을 예산 수립 단계에서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해 실질적인 복지예산을 편성한다는 것.

그는 "예산을 수립할 때부터 협력하고 의견을 제시해 일선 복지계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오히려 낭비되거나 중복되는 예산을 다른 곳으로 활용할 수 있어 예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회장은 마지막으로 "복지계를 믿어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믿을 수 있고 사회복지계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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