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맛집] 대전 월평동 황제 꼬막짬뽕

동장군의 엄습에 온몸이 움츠러들고 코끝도 시큰하다. '언 몸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국물 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만일텐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득 눈길을 붙잡는 곳이 있었으니…. 대전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황제꼬막짬뽕'은 점심때만 되면 가게 안이 꽉 찰 만큼 짬뽕 마니아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은 가게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꼬막짬뽕'이 대표메뉴다. 짬뽕은 '한우사골' 육수를 사용하고 꼬막을 넣어 다른 집과 차별화된 것이 눈에 띈다.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을 고집해 믿음이 더 간다. 짬뽕 육수는 한우사골과 잡뼈, 우족과 마늘, 양파, 무 등 채소를 넣고 매일 4-5시간을 끓인다.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고추기름 등도 전혀 들어가지 않아 기름기가 없고 맑고 깔끔한 국물맛이 돋보인다. 청양 고춧가루와 국내산 일반 고춧가루를 섞어 매운맛을 내기 때문이란다. 한우사골 육수는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내는데 일조한다.

꼬막, 홍합 등 해물은 전남 벌교에서 그날그날 새벽에 공급받아 요리마다 신선함이 살아 숨쉰다. 사골육수와 해물 육즙, 고춧가루 만을 이용해 깔끔한 국물맛이 탄생하는 것이다. 면발 또한 밀가루 반죽에 갈아낸 생부추와 시금치를 가미해 가게에서 직접 뽑는다. 하루 전에 반죽한 뒤 24시간 숙성을 거친 면발은 사서 쓰는 면과 달리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그만이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니 커다란 그릇에 꼬막, 오징어, 홍합, 위소라가 면발과 함께 푸짐하게 올려져 있다. 미더덕을 갈아 넣어 그 풍미가 그대로 국물맛에 스며든다.

짬뽕국물은 구수하고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며, 직접 뽑은 면발의 쫄깃함과 탱탱함이 먹는 내내 생생하게 살아있다. 텁텁하거나 비린 맛이 전혀 없고 결코 쉽게 맛보지 못했던 깊은 맛이 혀 끝에 그대로 전해진다. 신선한 해물,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부드러운 면발이 어우러져 환상의 짬뽕 맛을 연출한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을 푸짐한 양에 마음이 행복하다. 각종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 바다의 향을 품은 깔끔한 국물맛을 결코 잊을 수 없을 정도다. 면발을 다 먹고난 뒤 서비스로 제공되는 공기밥을 국물에 말아먹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충남 부여에서 공수한 쌀로 지은 밥은 맛이 아주 좋다고 주인장이 귀띔한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식객들을 위해 '하얀꼬막짬뽕'도 준비되어 있다. 칼칼하면서도 구수하며 시원한 맛이 일품 중 일품이다.

탕수육은 국내산 돼지고기 등심에 감자,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튀김옷을 입혀 주문 즉시 튀겨져 나온다. 자칫 눅눅하거나 딱딱한 느낌없이 바삭한 맛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다. 튀김옷에 마늘을 넣어 자칫 고기에서 날 수 있는 잡내를 잡아준다. 탕수육 소스는 시골에서 농사지은 매실청과 생강, 레몬 등 8가지 재료를 사용해 직접 제조한다고.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소스에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고기맛에 손님들에게 인기만점이다. '홍짜장'은 사천음식의 일종. 꼬막, 오징어, 위소라, 새우 등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며 춘장이 아닌 고춧가루를 이용해 빨깐색을 띤다. 사천음식 특유의 약간 매콤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김천규(49) '황제꼬막짬뽕' 대표는 "국산 식재료만을 이용해 신선함과 영양이 가득한 웰빙 음식을 선보이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며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성심껏 음식을 조리하며 손님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꼬막짬뽕 7000원 △하얀꼬막짬뽕 7000원 △홍짜장 5000원 △짜장면 3000원 △탕수육 中 1만원·大 1만5000원 ☎042(483)9900 (※서구 월평동 685번지) 글·사진=이지형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꼬막·위소라·새우 등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매콤한 홍짜장.
꼬막·위소라·새우 등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매콤한 홍짜장.
 전남 벌교에서 그날 새벽에 공급받은 꼬막·홍합으로 요리한 하얀 꼬막짬뽕
전남 벌교에서 그날 새벽에 공급받은 꼬막·홍합으로 요리한 하얀 꼬막짬뽕

이지형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