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함께하는 재능기부>천문과학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의 재능기부로 개최되고 있는  '교원천문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이 연구원 관계자에게 우주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빈운용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의 재능기부로 개최되고 있는 '교원천문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이 연구원 관계자에게 우주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빈운용 기자
자신의 재능과 전문지식을 사회와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재능기부 문화가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부 형태라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부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는 올해 창간 64주년을 맞아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중기획 `함께하는 재능기부`를 펼친다. 사회 각 분야의 재능기부자를 찾아 공헌활동을 할 수 있게 매칭 역할도 할 계획이다.

대전은 정부 출연연구원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과학 분야에서 활발한 재능기부가 이뤄지고 있어 타 지역의 부러움을 사는 곳이다. 방학이면 전국의 초등학생이 대덕의 연구기관을 탐험하듯 순회하며 과학교육을 받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주니어 닥터`부터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소속 여성 과학자들이 일선 학교로 찾아가 아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아줌마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과학 이야기로 입담을 풀어놓는 `과학탐구교실`까지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중에서도 한국천문과학연구원이 방학마다 개최하고 있는 `교원천문연수`는 국가 출연연구기관의 인적자원과 연구 인프라를 기부해 공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재능기부`라는 개념조차 없던 20여 년 전부터 교육현장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아온 프로그램이다.

최근 천문연에서 진행된 동계 교원연수 현장을 찾았다.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찾아온 초등학교 교원 30여 명이 천문연에서 우리 고대 천문연구를 맡고 있는 김상혁 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김 박사가 "동양과 서양의 천문학에서 똑같이 언급되는 별자리가 몇 개 있는데 무엇인지 알고 있냐"고 묻자 곳곳에서 `북두칠성`이나 `오리온`이라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천문 분야에 관심 있는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한 만큼 분위기는 뜨겁고 열성적이었다.

연수는 우리 고대 천문학에 대한 설명 후 우주환경감시 모니터링 연구를 살펴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우주환경감시 모니터링은 특히 일반 교육 현장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첨단 천문연구 현장 중 하나다.

20대 후반의 젊은 교원부터 흰머리가 희끗한 중년 교원까지 천문연 우주환경감시그룹 황정아 박사의 설명에 따라 너나 할 것 없이 메모를 하거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황 박사가 "태양 표면에서 양성자가 방출되는 `프로톤 이벤트`가 발생하는 현황과 예측은 바로 국방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군 등에 알려져 우리나라의 비행이나 이동통신 등에 활용되고 특히 비행기의 경우 고도가 10-12㎞만 돼도 태양활동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하자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천문연 관계자는 "학교마다 망원경이나 천문 관련 교구는 있지만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던 선생님들이 교원연수 뒤 교구를 제대로 활용하게 되고 학생들의 흥미도 높일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학교에서 참가한 교사 이돈우 씨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천문학의 연구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며 "특히 천체물리학에 흥미를 보이는 중학생 아들이 있어 함께 왔는데 직접 별도 보면서 과학자를 꿈꾸는 아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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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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