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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 눈앞 ‘변호인’ 스크린속 이야기

2014-01-15기사 편집 2014-01-14 2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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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반성통해 부조리 맞선 故 노무현 대통령 웹툰 만들려던 이야기 명배우들 만나 스크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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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연말부터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하며 1000만 관객 관람을 눈앞에 둔 영화 '변호인'. 단언컨대, 2014년 가장 뜨거운 문화적 이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 끈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81년 제5공화국 정권 초기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특별한 시대를 살았던 평범한 이들의 삶이 송강호, 김영애, 곽도원, 오달수, 임시완 등 명배우들의 명연기를 통해 완벽하게 재현되고 있다. 시대의 거센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관통한 한 평범한 세무 변호사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래도록 잊지 못할 웃음과 여운을 전하는 영화 '변호인'.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연출까지 한 양우석 감독을 e-mail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다. 감독은 웹툰 작가로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다음은 양 감독과의 일문일답.



- 영화 '변호인'이 1000만 관객 관람을 향해 순항중이다. 소감은?

"실감이 안 난다. 애초 영화를 만들 때 흥행은 중요하지 않았다. 완성된 작품이 관객들과 만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지금도 얼떨떨하다. 많은 우려와 편견이 기다리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어느 정도의 논란은 있을 거라 예상했다. 그런 영화를 이렇게 많이 봐주시고 호응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 이 영화를 언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 했는가? 제작 과정에서 뒷얘기는 없었나?

"젊은 친구들을 수업을 통해 만나다 보니 피로감이 크다는 걸 알았다. 그런 환경을 조성한 기성세대의 책임도 크지만 악조건을 크게 개선했던 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조건을 성찰해보자는 취지로 '변호인'을 만들게 됐다. 제작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작사 대표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며 연출 제안을 했고, 송강호 선배의 출연이 결정되며 상업영화로 탄생하게 되었다."

- 다섯번의 공판 과정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롱테이크 촬영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공을 들여 최대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공판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어떤 점들에 중심에 뒀는지, 감독이 생각한 만큼 장면이 연출됐는지 궁금하다.

"법정영화가 쉽지 않다. 지루하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인데, 다행히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 같은 좋은 법정영화 선례가 있어서 관객이 더 잘 받아준 것 같다. 법정 장면을 지루하지 않도록 각 장면마다 특색이 있도록 기획했다. 첫 공판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2차 공판은 '역사란 무엇인가' 이야기로 현실감을 살리고, 3차 공판은 고문장면을 보여줘 피고인의 아픔을 전하려 했다. 4차 공판에선 주인공과 상대역의 대립을 보여주고, 5차 공판은 법정영화에선 마지막에 주는 반전을 주려했다."

- 영화 '변호인'은 시기적으로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2013년 초, 대선 이후 '레미제라블'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듯, 국정원 대선 개입, 철도파업, 종교인들의 시국선언 등 어수선한 사회적 상황 속에서 이 영화 또한 하나의 신드롬을 형성하고 있다. 관객들은 왜 이 영화에 열광한다고 생각하는가?

"등장인물의 인간적인 매력이 가장 크지 않나 싶다. 그 분(노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떠오른 시가 있다. 황지우 시인의 '겨울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거기에 보면 이런 시구가 나온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영화 속에서 송우석(송강호 분)이 "이건 아니잖아요"라며 분노하는 건 여기서 온 대사다.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성찰과 반성의 힘이었다. 성찰과 반성이 없었을 경우를 대표하는 인물이 (학생들을 고문하는) 고문관 차동영(곽도원 분)이다. '변호인'은 우리 사회에 분노와 증오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든 작품이 아니다. 성찰과 반성을 위한 작품이다. 그런 부분을 관객들이 알아봐 주신 게 아닐까."

- 이 영화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을 이 때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나라 전통적 이야기의 '원형' 중 하나는 춘향전이다. 평범한 사람이 시험을 통과해서 탐관오리를 혼내주는 스토리. 1980년대 말에 노 전 대통령이 5공 청문회를 통해 권력의 맨 위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호통 치던 모습에서 대중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처음엔 돈이 전부였다가 세상의 부조리를 확인하고 인권에 눈을 떴다. 그러한 성장과 변화의 스토리를 영화에 담고 싶어 그 분의 삶이 변화하게 된 지점을 다룰 수 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설정하였다. 누구나 며칠이나 몇 주는 분노할 수 있다. 하지만 몇 년간 계속 분노하긴 힘들다. 그 뒤엔 깊은 성찰과 반성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이야기를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난 그 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찰'이었다고 본다. 우리도 그 분의 삶에서 이런 부분을 발견했으면 했다."

- 웹툰 작가로도 유명한데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원래 '변호인'은 웹툰으로 만들 생각이었고, 영화사 측에서 우연찮게 '변호인'의 스토리를 듣고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감독 도전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뭔가 결정되면 뒤를 돌아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다. 영화로 만들 작품이 아니었는데도 자기 힘으로 살아나서 제작자를 만나고 배급사를 찾아 다니고 마케팅도 영화 자체가 직접 알아서 하는 거 같고, 내가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것 역시 영화가 가진 힘으로 이뤄진 것 같다. 제 스스로도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대단한 배우들을 만난 것 역시 행운이었다. '우리가 도와줄테니, 당신은 처음에 생각했던 이야기에 집중하라'고 말해 준 배우, 스태프들이 있었다. 편집 과정은 글 쓰는 과정과 비슷해서 오히려 익숙하고 수월했다. 지금까지 해 온 일이 영화와 멀지 않았고, 시나리오를 스물다섯 번 정도 고쳐 쓰면서 극의 흐름을 분명히 알고 있어 가능했다."

- 감독이 추천하는 이 영화의 명장면은?

"아무래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법정 신이 아닐까 한다. 다양한 카메라워크로 연출하고자 했고, 각 공판 별로 의도와 콘셉트에 맞춰서 세밀하게 기획했다. 특히 공판에서 선보인 3분 가량의 롱테이크는 복잡한 카메라 동선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대사를 소화한 송강호라는 예인의 훌륭한 연기력으로 인해 관객들을 움직이는 힘을 갖게 된 장면이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다음 작품은 가벼운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 같다. 영화가 될지,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이 될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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