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시' 대전 지역적 특성 살린 프로그램 다양, 전국 최초 '고경력 은퇴과학자 전담부서' 운영도

대전 지역은 다양한 재능기부 중에서도 과학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재능기부가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어 타 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자리잡고 있는 14개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재능기부에 관심을 갖는 전문가 재원을 풍부하게 갖춰 출연연 개별적으로 또는 대전시와 힘을 합쳐 다채로운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교육부 선정 `2013 교육기부 대상`에 대덕특구 내 3개 기관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대덕에서 교육분야의 재능기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과학자와 학생, 유관기관을 연계한 멘토링 사업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방사선 창의력 올림피아드 등 원자력 기술을 소개하는 활동과 일반인의 과학기술 체험이 어우러진 교육기부 활동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소외계층을 위한 `스타-카 천문교실`을 통해 찾아가는 천문학 교육을 펼쳤고 `대한민국 별축제`나 `전국학생천체관측대회`등 호기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국연구재단은 자체 연구기관은 아니지만 전국 5개 도시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금요일에 과학터치`를 개최해 우수 연구자와 전국의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를 기획하는 등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까지 대상의 폭을 넓힌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기관 차원 뿐 아니라 개인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재능기부도 적지 않다. KAIST 산업디자인과 배상민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재능을 `디자인`으로 구현하고 이를 매개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 디자인`을 실천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나눔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의 상품을 선보이고 판매금액 전액을 저소득층 어린이의 교육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핵심은 소비자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소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상품을 디자인해내는 것이다. 그 결과 2007년부터 지금까지 후원한 금액은 모두 300억 원에 육박할 뿐 아니라 내놓는 디자인마다 호평을 받으며 `IDEA`나 `굿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대회를 석권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또 대전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비영리 콘퍼런스 `TED`의 지역 라이선스가 3개나 있다. 특히 과학기술의 중심지인 대덕특구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TEDx대덕밸리`나 KAIST의 많은 연구재원을 무대로 이끌어 낸 `TEDxKAIST` 등은 연구자 개인이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를 대중과 함께 나누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출연연과 지방자치단체가 재능기부를 위해 손을 맞잡은 사례도 있다. 유성구와 출연연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꿈나무 과학멘토` 사업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1년 처음 시도된 꿈나무 과학멘토는 지역 내 학생과 출연연 연구자를 연계해 과학 강연을 펼치거나 직접 연구실을 탐방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샀다. 해가 갈 수록 참여율도 높아졌다. 프로그램 참가 학생이 지난 2011년 시작 당시 3976명에서 올해 5946명까지 늘었고 참여 기관도 출연연 중 7곳에서 올해 13곳까지 늘었다. 배우는 사람 뿐 아니라 재능을 나누는 사람에게도 보람을 안겨줬다는 평이다.

대전시의 고경력 인력 활용사업은 재능기부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 제공되는 한 모델이다.

전국 최초로 `고경력은퇴과학자전담부서` 신설한 대전시는 `기술닥터제`와 `기술전문위원제` 등 지역의 중소 벤처기업이 기술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 해당 분야에 맞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사업을 펼쳐 참가자와 기업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았다. 기술닥터제는고경력과학기술인이 자신의 전문분야에 맞는 기업과 1대 1 매칭을 통해 상시적으로 그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며 기술전문위원제는 기업에서 기술적인 한계나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전문가를 현장에 지원해 문제 해결을 돕는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한 기업이 제품개발에 성공하고 매출이 향상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는 과학자가 많은 대전의 도시 특성을 살린 정책으로 대전시는 올해부터 고경력 인력의 범위를 출연 연구원 내 과학자를 넘어 은퇴교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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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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