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독일의 후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다. 호른 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나타냈고, 85세의 긴 생을 살면서 많은 수의 작품을 남겼는데 오페라에 있어서는 바그너보다도 더욱 감미롭고 관능적은 선율로, 교향시에 있어서는 리스트보다 자유로우면서 광범하고 대담한 시도로 자기의 음악을 발전시켜 나갔다.

'영웅의 생애', '자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과 정화' 등의 교향시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여러 매체를 통해 그 일부분을 들어보았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 '살로메', '그림자 없는 여인' 등의 오페라는 그야말로 연주가의 기량을 극한까지 요구하는 연주하기 어려운 작품들로 당시 무조주의의 영향으로 희미해져 가던 조성음악의 마지막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가곡 분야에서는 독일 가곡의 마지막 계승자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곡들을 많이 남겼으며 너무나 아름다운 서정으로 가득찬 바이올린 소나타도 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음악가로서 대단한 업적을 남긴 훌륭한 작곡가였지만 개인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협력한 것이 문제가 돼 자신의 평생 오점으로 남겨지기도 했다. 말년의 그는 뮌헨 근처의 산장에서 지내면서 창작활동에 몰두하였는데 '네 개의 마지막 노래'도 그때 작곡됐다. '봄', '9월', '잠들기 전에', '저녁노을' 이렇게 네 개의 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인 아이헨도르프와 헤르만 헤세의 시들로부터 받은 깊은 감명과 공감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악기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표현한 것이다.

'봄'에서 보여주는 생명력은 '9월'로 접어들면서 낙엽의 떨어짐과 함께 사그라들고, '아직도 오랫동안 여름은 장미 곁에 멈춰 서서 안식을 그리워한다', '저녁노을'에서는 '곧 잠들 시간이나 외로움 속에서도 우리 방황하지 않으리, 오, 넓고 조용한 평화여, 저녁노을 속에서 우리 피로로 지쳐 있네. 이것이 아마 죽음이 아닐까?' 하며 지난 인생을 관조하고 인생의 끝을 준비하는 작가의 시를 너무나 아름다운 관현악과 성악으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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