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맛집] 2013 충청 맛지도 결산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맛과 멋을 창출=`인동연잎만두`(지족동)은 `냉만두`(사진①)라는 독특한 메뉴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만두피에 연잎을 가미해 빚고 쪄낸 만두가 냉국수 속으로 `퐁당` 빠졌다. 차가운 상태임에도 만두 본래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참장군`(성남동)은 장작구이 생선구이로 명성을 날렸다. 오리나 돼지고기 바비큐에 주로 사용됐던 참나무 장작을 생선구이에 활용한 것. 초벌구이로 참나무 향을 머금은 생선구이는 확연히 다른 맛을 선보이며 다른 집과의 비교를 거부했다. 중국식 탕수육 `꿔바로우`와 사천짬뽕이 대표 메뉴인 `양화리`(관저동)는 갤러리형 레스토랑을 표방하며 맛과 함께 사진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보는 즐거움`까지도 더했다.
◇토속적 한정식 밥상 `보약`이 따로없네=종가집 며느리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솜씨와 가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종가집`(월평동·사진②)은 오리, 전복 등의 재료로 만든 보양음식인 `팔봉탕`이 주력 메뉴다. 제철채소의 싱싱한 맛이 메뉴마다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모두가 주인이 새벽시장에서 발품을 판 식재료로 정성껏 만들었다. 직접 재배한 엄나무, 오가피의 순을 따서 밑반찬 절임에 활용해 왔다. `옛날진지상`(둔산동)에서는 전남의 토속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역시 젓갈부터 김치는 물론 대하장, 녹차굴비까지 어느 하나 직접 만들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고유 비법의 손맛을 자랑한다. 여수에서 공수한 `젓국`을 거의 모든 음식에 자연조미료로 활용해 믿음이 더 갔다.
◇수십년 `전통의 맛` 구관이 명관=60년 전통의 평양냉면 전문점 `사리원`(둔산동)은 창업주 옥인숙 여사가 1952년 실향민들을 위한 평양음식점을 개업하면서 시작된 `사리원면옥`이 모태다. 2011년엔 대전시를 대표하는 3대·30년 전통음식점으로 선정돼 그 명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유성할머니순대한흥집`(봉명동)은 5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온 전통 비법과 정성으로 순대국밥을 말아낸다. 1963년에 개업한 할머니가 1991년 작고한 뒤 친아들이 계승해 운영하고 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 골프선수 박세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 유명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져 왔다.
◇손님의 건강까지 고려 `착한 식당` 붐=`찐짬`(월평동)은 화학조미료 MSG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냉짬뽕`(사진 ③)과 `짜장면`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붙잡았다. 재료 본연의 맛으로 진짜 짬뽕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 `바다향해물뚝배기`(만년동·사진 ④)도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오직 싱싱한 해물재료와 요리법으로만 승부한다. 이틀에 한 번 시장에서 공수한 해물 손질에만 매일 5-6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요리마다 순수한 바다의 향과 맛을 간직하고 있다.
◇고품격 서양요리 문화로 거듭나다=`와인아트위`(전민동)은 작은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아담한 공간에서 수준급의 각종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와인으로 가득 찬 와인샐러가 눈길을 붙잡았다. 신진 미술가의 예술작품 전시 등 문화 소통을 위한 발걸음도 계획중이다. `푸른창`(용전동·사진 ⑤)은 스테이크 등 기존의 서양요리에 주인부부가 만든 수제치즈를 가미해 새로운 힐링 요리를 탄생시켰다. 블로그, SNS를 통해 문화 등 취미를 공유하고, 누구라도 편안하게 대화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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