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맛집] 대전 탄방동 흑돈마루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친 요즘 참숯불 위에 구운 돼지고기가 절로 생각나는 시기이다. 여기에 뜨끈한 김치갈비찌개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오순도순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 추위도 절로 잊게 되기 마련. 바로 대전 서구 탄방동에 위치한 `흑돈마루`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지리산에서 공수한 국내산 최고급 흑돼지 고기를 가격거품은 쏙 빼고 공급하고 있다. 홀은 벽돌 인테리어를 사용해 테이블마다 칸막이를 해놓아 오붓한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위층은 단체손님을 위한 룸도 규모별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직장인을 위한 회식장소로도 그만이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지리산 흑돼지 모듬생구이`. 흑돼지는 지리산 해발 400-600m 고지대 청정환경에서 사육된 덕분에 일반 돼지고기보다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부드러운 육질을 지니고 있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일반 삼겹살구이와는 비교를 거부한다.

흑돼지는 경남 함양에 위치한 농장과 계약해 거의 매일 공급받아 2-3일간 저온숙성시켜 사용한다. 일반 숯불보다 가격이 비싼 고급 비장탄은 3-4시간 동안 열이 지속된다. 은은한 숯향을 머금은 고기의 맛이 더욱 좋아지며 유해물질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흑돼지 모듬생구이는 오겹살,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껍데기로 구성된다. 두툼하게 썬 오겹살을 불판위에 척 올리면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코끝을 스치는 고소한 냄새에 벌써 마음은 흐뭇해진다. 널찍한 상추에 삼겹살과 마늘, 쌈장 듬뿍 얹어 한입 가득 넣으면 고기와 야채에서 흘러나오는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 또 불판 한켠에서 같이 익힌 통멸치젓에 찍어 먹어도 좋다. 반찬과 함께 나오는 갈치속젓과 곁들여 먹어도 별미다. 이 집 특제소스로 만든 샐러드와 함께 즐겨도 흑돼지 고유의 맛과 채소의 상큼함이 한데 어울려 일품이다. 소고기 안창 모듬세트도 인기다. 안창, 곱창, 차돌박이, 육회, 자연산송이, 인삼이 한 접시 가득 나온다. 일단 차돌박이를 가장 먼저 불판에 올려 구워내 입맛을 한껏 살린 후 곱창으로 쫄깃한 식감을 느껴본다. 다음에 자연송이로 버섯 고유의 향을 맛본뒤 안창살을 구워 먹으면 소고기 특유의 육즙에 매료된다.

안창살은 풍부한 육즙에 부드러운 육질로 강한 향을 자랑한다. 잘 익은 고기 한 점 한 점 젓가락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이끌려 나가니 먹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 안창살은 참기름에 찍어 먹거나 함께 나오는 특제소스에 찍어 먹어도 별미. 이 집에서 직접 만든 특제소스는 참깨, 진간장, 땅콩버터 등 5-6가지 재료를 사용한다.

김수철(64) 흑돈마루 대표는 최고급의 식재료를 사용해 웰빙 음식을 선보이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가훈이 정직, 신의, 성실입니다. 그만큼 손님들 입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 속일 수 없다는 신념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맛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청결한 가게 환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김 대표의 설명에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서구 탄방동 605번지)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1시. ☎042(524)8882

△흑돼지 모듬생구이 大 3만8000원·中 2만6000원 △소고기 안창모듬세트(1인분) 2만9000원 △한우육회(한접시) 2만4000원 △수제 소시지(한접시) 1만원 △돌솥·김치갈비찌개(예약필수) 8000원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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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솥 김치갈비찌개,소고기 안창 모듬세트, 지리산 흑돼지 모듬생구이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솥 김치갈비찌개,소고기 안창 모듬세트, 지리산 흑돼지 모듬생구이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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