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조기업을 가다] ④ 마시굿 정덕희 대표

"반찬이나 국거리 장만의 번거로움을 덜어 드립니다."

인생에서 '식도락'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먹는 한 끼 식사는 밥이 아니라 보약이다. 보약도 매일 먹으면 질리고 식도락도 즐기기 위해서는 만만찮은 수고가 필요하다. 간혹 준비에 지쳐 즐거움을 포기하는 일도 있다. 그럴 때 요긴한 것이 반조리 간편식이다. 가정이나 야외에서 짧은 시간 끓이거나 데우는 것만으로 요리 못지 않은 진수성찬을 맛 볼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간편식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착안해 창업에 나선 이가 있다. 마시굿의 정덕희(30·사진) 대표이다.

정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2년 여의 직장생활 동안 자취를 했다. 출퇴근 시간에 쫓기고 잠깐이라도 휴식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조리보다 배달 음식을 애용했다. 맛은 만족 보다 실망스러울 때가 더 많았다. 배달 음식에 질릴 즈음 박 대표는 간편식 창업을 결심했다. 천안의 도심에서 고깃집 등 식당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계시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솜씨가 뛰어나 손님이 끊이지 않는 부모님의 요리 비법을 십분 활용해 간편식 상품으로 출시하는 계획을 구상했다. 향후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도 염두에두고 지난해 9월 천안시 두정동에 반조리 가정간편식 테이크아웃 전문점인 '갈비랑 찌개랑'을 개점했다. 든든한 후원군으로 부모님도 합류했다.

이 곳에서는 고객이 매장을 찾아 주문하면 찌개와 볶음, 국, 갈비 등의 신선한 양념과 재료를 즉석에서 담아 포장해 내 놓는다. 가격도 고객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책정됐다. 저렴한 가격에 조리시간도 줄이고 가정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며 단골도 생겼다. 마시굿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던 정 대표는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3월 회사를 그만뒀다. 제대로 경영 수업을 받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충남경제진흥원의 '청년CEO 500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10월 1인 창조기업으로 등록하고 충남경제진흥원의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도 입주했다.

정 대표는 청년 CEO 500 과정과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를 통해 유·무형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자금 지원 뿐만이 아니라 홍보 동영상제작 등 사업화에 필요한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진흥원내 소상공인컨설팅 사업을 통해서는 마시굿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아 시행착오를 줄였다. 다른 1인 기업가들과의 네트워킹도 소중한 자산이다.

시장 개척기인 올해를 너머 내년 마시굿의 목표는 더 원대하다. 일단 간편식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천안 뿐만 아니라 전국에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천안에 직영점을 한 곳 더 늘리는 계획도 갖고 있다. 가맹점 모집과 개설에 필요한 프랜차이즈 시스템 및 BI를 구축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벌써 가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는 "외형의 급격한 확장보다는 내실 있는 경영을 목표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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