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맛집] 세계의 맛 푸드 로드 ④ 스페인 대전 둔산동 쓰리몽키즈

`스페인 요리`라고 하면 여전히 낯설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스페인은 각종 식재료가 풍부하게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중해를 끼고 있어 해안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활용한 음식들이 발달했고 내륙에서는 닭고기, 돼지고기 등을 사용해 만든 전통음식이 강세를 보였다. 이슬람 지배 시절 영향으로 동·서양의 맛이 절묘하게 융합된 곳이기도 하다.대전에서도 스페인요리 `정열의 맛`을 체험할 수 있는 명소가 있다.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쓰리몽키즈`에선 남다른 요리 열정을 지닌 젊은 셰프들의 손맛으로 다양한 스페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페인 요리중 `타파스`는 식욕을 돋우는 `에피타이저`이면서 간식의 일종이다. 스페인에서는 저녁식사가 밤9시에서 자정까지 이루어진다. 일과가 끝나고 저녁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게 되는 셈. 때문에 타파스를 저녁식사 전까지 간단히 식사대용으로 술과 함께 즐기며 이웃과 담소를 즐긴다.

타파스의 일종인 `감바스와 빠따따스`는 먹기좋게 자른 바게트빵 위에 채소, 감자퓌레, 구운 새우, 알리오 크림소스, 얇게 썬 토마토, 발사믹 그레이즈, 그라노빠다노치즈 등을 차례로 토핑한 `핀쵸`(꼬치) 스타일의 요리. 감자퓌레는 삶은 감자를 으깨서 크림소스를 넣어 졸여 만든 일종의 소스다. 오동통한 새우 속살과 부드러우면서 감미로운 감자퓌레, 아삭아삭 상큼한 채소, 담백한 바게트빵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스페인 전통 칵테일인 `상그리아`와 함께 즐기니 맛이 일품이다.

스페인식 삼겹살찜인 `에스또파도 판체타` 역시 타파스에서 빼놓으면 섭섭. 일단 고기를 강한 불에 살짝 볶은후 토마토소스를 넣어 4시간 동안 정온에서 천천히 쪄서 익히기 때문에 겉은 바삭하면서도 육즙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재료로 쓰인 토마토소스와 육즙이 만나 자체소스를 만들어내 특별한 맛을 연출한다. 스페인 요리에 사용되는 토마토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토마토와는 아주 다른 맛을 지닌다. 상대적으로 새콤한 맛이 강해 다른 과일 같을 정도다.

`빠에야`는 일명 스페인의 국가대표급 전통 요리로 원래 바닥이 얇은 둥근 모양의 프라이팬을 지칭하는 말이다. 전통식은 지름이 1m가 넘는 거대한 프라이팬에 만든다. 가난한 농사꾼들이 해산물, 달팽이, 토끼고기 등 주변에서 구한 식재료를 각각 넣어 밥과 함께 볶은 후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오징어 먹물 믹스따 빠에야`는 닭육수를 기본으로 바지락, 홍합, 게, 새우 등 해산물과 닭가슴살을 비롯한 푸짐한 재료를 넣고 오징어먹물을 가미해 밥을 볶아낸 요리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재료에서 우러나온 맛으로 어필한다. 약간 검은빛의 볶음밥이 이색적인 느낌. 한 술 떠보니 보기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맛이 혀끝을 맴돈다. 중간중간 씹히는 담백한 맛의 닭가슴살은 아기자기한 맛을 탄생시키는데 일조한다.

셰프 7년 경력의 조성진(30) 대표는 처음 이탈리아 요리로 시작해 국내 스페니시 레스토랑과 서적 등을 통해 스페인 요리를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페인 요리에는 마늘이 많이 사용돼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아요. `빠에야`처럼 쌀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도 있고요. 떡갈비구이 핀쵸, 족발 크로켓 등은 끊임없는 요리연구가 낳은 한국과 스페인 음식이 결합한 대표적 음식입니다." 조 대표는 질좋은 재료를 사용해 고급화시키는 전략으로 대전에는 아직 생소한 스페니시 레스토랑을 널리 전파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값싸게 먹는 음식이 아니라 맛으로 승부하고 대중에게 평가받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스페인 특유의 정열이 살아숨쉰다. (※서구 둔산동 997번지 지하1층) ☎042(486)9970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새벽 2시(일요일 저녁 9시까지 주문 가능)

△오징어 먹물 믹스따 빠에야 2만원 △감바스와 빠따따스(4조각) 1만원 △에스또파도 판체타) 1만2000원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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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또파도 판체타.
에스또파도 판체타.
오징어 먹물 믹스따 빠에야
오징어 먹물 믹스따 빠에야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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