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산증인을 찾아서] 19 김성학 코아비즈 대표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술력`에서 `아이디어`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미 여러 분야의 원천기술이 대부분 확보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접목시키기 보다는 기존에 이미 있던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코아비즈 김성학 대표 역시 기존 기술을 가지고 상용화에 성공한 케이스 중 하나다. 문자 인식(OCR) 기술을 통해 명함인식,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를 만나봤다.

김성학 대표가 처음 코아비즈를 세운 것은 2005년이다.

이전까지 주로 프로젝트 매니저 일을 하고 있던 그는 OCR 기술을 접하게 됐고 앞으로 아이디어를 통해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창업에 나섰다. 김 대표는 당시 일과 관련해 대덕특구 관계자들 과 많이 접촉했는데 공학도들이 가진 기술과 경영학을 전공한 그의 아이디어가 만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그는 "대덕특구에 관계자분들을 보면 대체로 공학도 출신이 많다"며 "기술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여러 아이디어를 내는데는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았다. 때문에 서로의 장점을 가지고 함께 사업을 할 수 있을 걸로 봤다. 당시 OCR 기술과 관련된 분들과 교류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OCR 기술의 응용 중에 그가 생각한 것은 명함관리였다. 하루에도 많게는 수십개의 명함을 주고받는 기업인들의 경우 체계적인 명함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명함을 스캐너로 인식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회사 내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들이 사실은 대단한 자산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체계적인 관리와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인적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개발한 것이 `사람사이`라는 인력관리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스캐너를 통해 명함을 스캔하면 문자를 인식해 주소와 전화번호 등 명함에 있는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 해준다. 기존에 엑셀이나 워드프로세서 등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하던 일을 명함 스캔 한번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명함을 주고 받을 일이 많은 CEO들이나 영업직 등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내에 인적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파워비즈`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맥에 대한 히스토리와 함께 직원들과의 친밀도 등을 반영해 체계적인 인재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대가 높다.

물론 회사설립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다 보니 초반에 마케팅을 하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며 "대전지역이라는 한계도 있고 중소기업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그가 돌파구를 찾은 것은 다양한 분야의 인재 채용이었다. OCR관련 인재 말고 웹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채용하게 된 것.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자 아이디어가 풍성하고 확실한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제품 개발을 위해 웹 엔지니어를 채용하게 됐는 데 의외로 효과가 상당히 좋았다"며 "서로 전문 분야에서 구현 가능한 것들을 의논하고 접목시키자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좋아졌다. 초기에는 명함인식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제품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정교해져 현재는 대부분의 명함에서 주요 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이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5년 내에 회사를 더욱더 키우는 일이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업을 이끌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영에 대해서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속적인 열정을 가지고 5년 정도 열심히 하면 새로운 세대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는 사회적 기업 등을 운영해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학 대표의 창조경제란

새로운 제품을 출시 하는 방법에는 `발명`과 `발견`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이미 원천기술은 개발이 거의다 돼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활용하느냐라고 본다. 여러가지 원천기술을 활용해 적절한 융합을 거치면 전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융합이고 또 창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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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학 코아비즈 대표.  한대섭 기자
김성학 코아비즈 대표. 한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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