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낡고 특색 프로그램 없어 내방객 감소 예산확보마저 어려워 리모델링 사업 표류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탐구학습장이 노후된 시설과 단조로운 체험내용 등으로 관람객 수가 줄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교육과학연구원은 일부 체험시설을 교체하고 특색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람객을 유도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웠지만 예산확보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생 체험활동의 장으로서 제구실을 못할 위기에 놓였다.

19일 교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탐구학습장의 내방객 수는 2007년 6만 2710명을 기록한 뒤 2008년 5만 3886명, 2009년 5만 4937명, 2010년 5만 3896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대전시교육청이 주최한 직업진로페스티벌이 교육과학연구원 내에서 열려 내방객 수가 각각 7만 9000여 명으로 늘었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관람객 수가 줄며 지난 9월 현재 3만 3300여 명에 그쳤다.

관람객 수가 줄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탐구학습장 시설의 노후화와 체험 중심 특색 프로그램의 부재로 꼽힌다.

1998년 개관한 탐구학습장은 제1-3탐구학습장과 기초과학체험실, 유아탐구학습장 등 5실로 구성돼 총 2194㎡ 규모로 조성됐으며, 각 실별로 주제와 대상 연령에 따라 체험중심의 전시물 155종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주요 전시물들이 도입된지 10년이 넘어 교체시기가 한참 지났다는 점이다.

교육과학연구원은 2007년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탐구학습장 시설을 전면 교체하기 위해 1년에 1실씩 연차적으로 시설을 교체하는 5개년 계획안을 마련, 2009년 17억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제1탐구학습장을 전면 교체·리모델링 했다.

하지만 이듬해 비슷한 규모의 시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나머지 시설의 교체 및 리모델링은 요원해졌다. 교육과학연구원은 방향을 바꿔 내년부터 1실 당 3억-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됐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전시물 일부를 교체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안을 마련했지만 2014년 예산에 포함된 탐구전시장 운영예산은 1억 7000만원에 불과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탐구학습장과 연계한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관람객들의 호응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학교 소풍이나 창의체험학습을 위해 탐구학습장을 찾는 학생들이 단순히 전시물을 돌아보는 것 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해부터 운영 중인 '주말과학체험부스'는 유아 및 초등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과학체험활동으로 가족단위의 주말 관람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교육과학연구원 관계자는 "당장 많은 예산을 투자하기는 힘들더라도 노후됐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일부 시설을 교체해 대전 학생들이 주변 박물관과 차별화된 체험 중심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부터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추경예산을 통해 일부 시설 교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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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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