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맛 푸드 로드] ② 아시아 - 대전 대흥동 I'm Asia

세계 최대의 대륙 `아시아`. 그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아시아는 하나`, `하나된 아시아` 문구 때문일까. 아시아는 유독 다른 대륙보다 공동체적인 느낌이 강하다.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하나의 거대한 문화권으로 형성된 아시아 음식과 문화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이주여성들이 직접 조리해 각국 고유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 피어나는 곳. 문화예술의 거리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I`m Asia`는 `亞, 이맛이야!`라는 재치있는 음식철학을 선보이며 한번 방문한 순간 아시아 전체를 여행했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다채로운 메뉴를 자랑한다.

이 집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10개국 20개 요리를 선보인다.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현지의 맛을 한껏 살린 것이 특징이다. `나시고랭`은 `쌀`(나시)을 `볶음`(고랭)했다는 `볶음밥`의 의미다. 말레이 반도에서 유명한 음식이란다. 매콤달콤해서 주로 맥주와 곁들여 먹는다. 인도네시아 전통소스인 `삼발(sambel)` 소스를 넣는 대신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이 집에서 개발한 특제소스를 사용한다. 새우와 파인애플, 방울토마토 등 각종 채소가 들어간 `나시고랭`은 우선 눈이 즐겁다. 한 수저를 뜨니 약간 매콤한 향과 맛이 입안을 감돈다. 느끼한 맛이 거의 없으며 오통통한 새우살과 아삭한 식감의 채소, 약간 꼬들꼬들한 밥이 한데 어울려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팟타이`는 매콤한 태국식 볶음쌀국수다. 매콤새콤달달한 `현지식`과 매콤한 맛을 강조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한국식` 두 종류를 선보인다. 주재료도 `현지식`은 새우 등 해물 중심인데 반해 `한국식`은 돼지고기를 주로 사용한다.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숙주나물 등 각종 채소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만난 특별한 맛이 일품! 밀가루 대신 쌀로 반죽한 면발 덕분에 속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캄보디아 부침개인 `반차오`는 쌀가루와 강황을 이용해 반죽한 `부침개`, 돼지고기와 갖은 채소를 볶은 `볶음속`, 휘시(젓갈)소스인 `느억맘`을 기본으로 땅콩을 가미한 `특제소스`, `깻잎`이 함께 나온다. 부침개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적당량의 볶음속을 넣은후 깻잎에 싸서 특제소스에 찍어먹으면 약간 새콤하면서도 향긋한 쌈채소와 부드러운 부침개, 매콤달콤한 볶음속이 삼합을 이루며 환상의 맛을 연출한다.

이밖에도 이슬람 최고의 보양식 `양갈비 스테이크`(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잡채 `판싯`, 세계 3대 수프 반열에 오른 `똠양꿍`(태국) 등이 식객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후식으로 나오는 루이보스차(대추야자·종려나무 열매)도 눈길을 끈다. 고대부터 중동서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차 한잔을 들이켜니 부드러우면서도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베트남서 공수한 로브스타 커피맛도 최고. 별도로 판매하고 있으며, 부드러운 연유와 섞어 먹으니 원두커피와는 또다른 강한 향과 맛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리고 만다.

맛과 동시에 각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이색체험도 눈길을 끈다. 관내 학교를 상대로 예약을 받아 베트남식 만두 `짜요` 만들기, 의상체험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김선주(43) 대표는 수익보다 이주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모토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이주여성들이 자국 문화를 소개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등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이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 앞으로도 직영점을 늘려 이주여성들이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예비사회적 기업인 `I`m Asia`는 한 달에 두번씩 요리봉사단을 운영하고, 와인축제, NGO축제 등 각종 지역 축제에도 참가해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내년 8월에는 사회적기업 신청으로 지금까지의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아시아 전통음식의 매력은 건강에 좋은 `웰빙 슬로 푸드`"라며 "아시아를 맛보고 문화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대흥동 213-1 2층)

△나시고랭 9000원 △팟타이(현지식) 9000원 △팟타이(한국식) 8500원 △반차오 1만원 ☎042(223)6242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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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태국식 볶음쌀국수 ‘팟타이’·베트남에서 공수한 로브스타 커피와 함께 차려진 음식들·캄보디아 부침개 ‘반차오’
왼쪽부터 태국식 볶음쌀국수 ‘팟타이’·베트남에서 공수한 로브스타 커피와 함께 차려진 음식들·캄보디아 부침개 ‘반차오’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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