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9988 프로젝트' 99세까지 88하게] 대장용종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종류의 암 가운데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암이 바로 대장암이다. 대장암은 우리 나라에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며, 특히 최근 10년 사이에는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의 식생활 양상이 채식 위주에서 육식 위주로 바뀌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의 발생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위험성에 비해 대장암 조기 검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다. 갈수록 발병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대장암과 대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는 대장용종에 대해 알아본다.

△ 대장암의 씨앗 `대장용종`=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에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조그마한 혹을 말한다. 피부에 생기는 사마귀처럼 대장의 안쪽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하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성 용종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대장 용종은 전체 성인의 30-50%에서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대부분은 악성으로 진행하지 않으며, 악성으로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수 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발견하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대장용종 중에는 선종성 용종이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데,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현미경 소견에서 융모 형태의 세포를 많이 포함하는 경우, 세포가 덜 분화된 경우는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은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종성 용종의 발생 위험인자는 대장암 발생 위험인자와 동일한데 직계 가족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고지방식, 비만, 음주, 흡연, 운동 부족, 섬유질 섭취부족 등이다.

이때문에 선종성 용종이 생기기 쉬운 유전적 특징이 있는 사람이 지방이 많은 음식물, 여러 발암물질 등 환경적인 문제의 영향을 받아 용종이 발생하고 성장이 촉진돼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대장용종의 증상과 치료법= 대부분의 대장 용종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대장 내시경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크기가 1cm 이상인 용종은 주변에 궤양이 생길 수 있고, 출혈로 인한 혈변을 보이기도 한다. 또 이런 용종은 장 중첩증을 유발시켜 장 폐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용종의 진단 중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다. 대장내시경이나 CT 검사, 대장조영술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 이 중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 전체를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통한 진단과 동시에 바로 절제가 가능해 가장 좋은 검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CT나 대장조영술은 통증이 없고 검사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크기가 작은 용종의 발견이 어렵고 간혹 잔변과 용종의 구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또 방사선 피폭에 노출되고 검사와 동시에 조직검사를 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대장용종이 발견되면 가능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선종성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암의 전 단계이므로 반드시 용종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용종 절제는 대장내시경 검사와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내시경을 항문으로 삽입하고 올가미, 겸자 등의 기구를 이용해 제거하거나 고주파를 이용한 전기소작법(전류를 이용하여 병변을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용종을 제거한다.

크기에 따라 제거하는 방법이 다른데 5㎜ 이하의 작은 크기인 경우 생검 겸자를 이용하거나 고온 생검술로 절제하고, 6mm 이상의 큰 용종은 고주파전류를 사용해 올가미를 이용한 용종절제술을 시행한다.

종양 점막하층에 생리식염수와 지혈제 등을 혼합한 용액을 주사해 인공적인 융기를 만든 후 용종을 절제하는 점막절제술은 기존의 방법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2㎝ 크기의 용종 절제도 가능해 내시경적 치료 범위가 확대 되었다.

△조기 대장암의 내시경적 치료=조기대장암은 조기위암과 마찬가지로 국소 림프절 전이와는 무관하게 암이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경우로 정의된다.

조기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개복 등의 수술적 처치 없이 내시경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조기 대장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종양은 국소암이어야 하며 종양의 크기, 침윤깊이 및 위치가 내시경으로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범위에 있어야 한다. 또한 종양외적 요소로 의사의 숙련도, 환자의 나이와 전신상태 등도 고려해야 한다. 대장 악성용종의 내시경적 절제술은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 치료 받은 환자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고 만족감도 큰 치료법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대처법은 역시 대장암 발병 전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선종성 용종을 제거하는 것도 좋지만 용종을 제거한 후라도 다른 부위에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가족력이 없는 성인의 경우 50세부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 매년 한번은 대장암을 선별하기 위한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생활습관으로는 정상체중 유지,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 금주와 금연, 비타민C와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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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도움말=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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