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산증인을 찾아서] 16. 성기선 아이비시스템 대표

보통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만의 기술을 독점하고 싶어한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더라도 되도록이면 모두 자신의 기술을 가지고 만들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다른 회사와 합작하게 되면 본인 회사의 비밀을 남에게 공개하는 꼴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기업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피땀 흘려 개발한 기술을 남과 공유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여러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성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주)아이비시스템의 성기선 대표 역시 드물게 중소기업간 협력을 통해 성장을 꿈꾸는 대표 중 한명이다. 성 대표를 만나봤다.

2006년 설립한 (주)아이비시스템은 성기선 대표의 두번째 회사다. 그가 처음 운영했던 것은 삼성전기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도급 업체였다.

처음에는 의욕적인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마진은 적었고 수지가 맞지 않았다.

어렵게 9년간 회사를 운영했지만 더 이상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사업을 접기로 한 성 대표는 근로자 파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성 대표는 "오랫동안 삼성전기 하도급을 했지만 금액적으로 일을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며 "당시 다소 생소한 분야였지만 납품업체로 일하면서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겠다고 판단해 근로자 파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생소한 분야에서 새로운 출발은 쉽지 않았다. 2년간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작한 일이었으나 지방업체라는 한계와 제조업 등이 많지 않은 대전의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초반에는 파견 인원이 10명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경영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성 대표는 "초반에는 영업이 상당히 힘들었다"며 "그래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에 지금까지 기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회사로 시작했던 아이비시스템은 현재 400명 가까운 인원을 파견하고 있다.

어느 정도 회사가 성장이 되자 성 대표가 시작한 일은 사업의 다각화였다. 작은 요소에도 흔들릴 수 있는 중소기업인 만큼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처음 관심을 둔 것은 교육분야였다. 이노비즈 협회와 연계해 필요한 직군들에 대해 교육을 시켜주고 혹은 구직자들을 교육해 취업으로 연결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성 대표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일이 중소기업으로서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하나만 가지고 운영하는 일 역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며 "나름대로 사업 다각화를 위해 교육과 관리업 등을 병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성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일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이다. 그동안 인력관련 사업을 했지만 신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것. 아이비시스템은 올해부터 한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차량 냉온각장치를 개발중이다. 현재 근로 인력의 30% 이상을 부설연구소에 연구 인력으로 투입할 정도로 노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특허출원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말하긴 힘들지만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획기적인 제품이라는 것이 성 대표의 설명이다.

이처럼 새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자체기술을 가지고 싶다는 성 대표의 소망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중소기업이라도 자체 기술이 없으면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판단이었다"며 "지금 어느 정도 기업을 꾸려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독자적인 기술을 가져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론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나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분야에 단독으로 투자하는 일은 자금적 한계 등이 있는 데다 리스크도 크다"며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은 각자 전문분야에 대한 도움도 받고 서로 위험부담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최종 목표는 사원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성 대표는 "회사 크기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에게 노력한 만큼 더 많은 몫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 성기선 대표의 창조경제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있겠지만 기존에 있는 기술들을 융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본다. 중소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신들의 기술과 타사의 기술을 함께 공유하고 협력하면 새로운 것들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3개 기업이 협력한다고 하면 1번 투자할 돈으로 3번을 투자할 수 있으니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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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시스템 성기선 대표.  빈운용 기자
아이비시스템 성기선 대표. 빈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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