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 으뜸이 홧팅! 미스 럼피우스도. 앗, 우차차도 홧팅팅!!…" 아침에 직원들과 이렇게 손뼉을 마주치며 인사하니 아주 밝고 경쾌한 웃음꽃을 활짝 피운다.

평소에 그림책을 많은 이에게 읽어주며 감동을 하다 보니 그 멋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직원들에게 별명을 붙여주게 되었다.

으뜸헤엄이의 지혜로 작은 물고기들이 평화를 찾은 책은 실명과 비슷한 직원에게 '으뜸헤엄이'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평생을 산 '미스 럼피우스'의 책은 그에 맞는 직원에게. 늘 유연하고 유머가 풍부한 직원에겐 정의로운 '방귀 소녀 우차차'로, 톡톡 튀면서 상냥한 주부 사원에겐 그에 딱 맞는 '민들레 친구 댄디라이언'으로,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마다 열광하는 책의 주인공과 똑 닮은 여직원에겐 주인공 '시몽'으로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름은 누구나 태어날 때 잘 되라는 의미로 지어준다. 하지만 본인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개명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데 나는 별명을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일부 직원에게 붙여주던 별명을 요즘 들어 모든 직원에게 정성을 모아 짓고 본인에게 동의를 구하는데 매우 즐거워한다.

가슴이 미어지는 내용인 이주홍의 '메아리' 책은 이름 그대로, '요 사고뭉치들 내가 돌아왔다'에 나오는 재치 넘치는 '때찌(보드레) 선생님' 이름으로도, 늘 도전하는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 책벌레 찌르찌르의 지혜로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한 주인공 이름으로도,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의 멋진 '슬링어 선생님'과 깜찍한 '릴리'의 이름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빌려 책으로 큰 공을 세우라고 書(책, 서점)자를 넣어 충서공 이순신으로 붙여주고 있다. '꽃' 시(김춘수)처럼 직원마다 이렇게 그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붙여 불러주면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될 것이다. 아니, 우리 사회를 멋지게 하는 아름다운 꽃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직원뿐만 아니라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도.

계룡문고·책 읽어주는 아빠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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