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동 '만석집'

멀리 나가지 않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고풍스러운 공간에서 웰빙음식 오리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대전시청 인근에 자리한 `만석집`이다. 보통 오리는 1마리 단위로 판매하며 대(大), 중(中)으로 서비스 하기 때문에 가족손님 이외에 2-3명 소수의 인원이 즐기기에는 조금 부담감이 없지 않았던 게 사실. 하지만 이 집은 일행이 많지 않더라도 알뜰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로스, 주물럭 등 각종 오리요리를 만날 수 있다. 때문인지 가게 안을 둘러보니 젊은이들이 2-3명씩 모여앉아 정이 가득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벌써 입소문을 탔는지 개그맨 등 연예인들의 친필사인도 눈에 띈다. 무게를 이용한 반자동문, 미닫이 전통문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맛과 함께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예로부터 육류 중 으뜸으로 쳤던 오리는 알칼리성으로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의 해독작용은 물론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좋다.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오리 주물럭은 이 집의 대표 메뉴. 밑간 소스로 일정기간 숙성시킨 오리고기에 참나물과 부추 등 채소를 듬뿍 넣은 오리 주물럭은 매콤·고소·향긋·쫄깃 갖가지 오묘한 맛과 식감이 입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매콤한 맛과 순한 맛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이철민(41) `만석집` 대표는 오리 주물럭을 맛있는 게 먹는 방법이 있다고 귀띔한다. 처음에 센 불로 익히다가 육즙이 나올때쯤 약한 불로 줄여 콩나물을 얹고 숨을 죽인다. 고기를 즐기고 난 후 적당량의 양념이 남아 있을 때 밥과 김가루, 다진김치, 다진파, 참기름을 넣고 볶음밥을 해먹으면 완성. 주물럭은 쌈채소와 곁들이니 먹을수록 더 입맛이 당겨 처음 입에 넣을 때와 두 번, 세 번 먹을 때마다 색다른 맛에 계속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금방 입에 넣고도 그 맛을 다시 즐기고 싶어 입으로 씹어가면서도 손은 벌써 다음 쌈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산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일정비율로 섞은 양념장을 사용해 양념한 덕분에 약간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콤하면서도 기름기는 적어 느끼한 맛이 없다.

오리 로스 역시 10가지 재료로 만든 밑간 소스에 숙성시켜 잡내가 없고 육질이 부드러운 게 다름아닌 특징이다. 석판에 오리고기를 구워 채소겨자소스나 소금에 찍어 먹는데 고소하고 쫄깃한 오리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한마디로 최고다. 석판 위에 오리로스와 콩나물, 김치를 올리고 고기와 채소를 곁들여 먹으면 담백하면서도 아삭한 맛에 자꾸만 젓가락이 이끌려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콩나물밥과 김치찌개는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메뉴로 인기다.

이 대표는 한화 이글스의 열렬한 팬. 이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이 이글스 티셔츠를 입고 서빙을 하는 모습이 정겹다. 시즌중에는 한화 경기와 연계해 이벤트를 벌여 호응을 얻기도 했다고. 만석집의 뜻은 좌석이 꽉찼다(滿席)는 말. 만석이 되는 순간 음료 등을 무료로 서비스해 주는 이벤트도 연중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딱딱한 격식을 갖추기 보다는 손님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오리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1년간 연구개발 끝에 완성한 요리인 만큼 앞으로도 손님들에게 맛과 정성을 다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구 둔산동 1491번지) ☎042(484)5992 영업시간 오전 11시-새벽 2시

△오리로스(180g) 9000원 △주물럭(250g) 9000원 △훈제(160g) 1만원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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