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 '오래된 거품'展 11-23일 대전 롯데갤러리

  김인作 '17'
김인作 '17'
대전 롯데갤러리 2013 창작지원 3부전으로 김인 작가의 '오래된 거품'展이 11일부터 23일까지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지역 소재의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였고 졸업 후에는 전통미술의 자취와 현대미술의 느낌이 공존하는 도시 파리에서 사진과 미디어 설치 작업 등 현대미술의 여러 기법들을 연구하며 표현의 다양성을 확보하였다.

작가는 기존의 작업에서 소비적인 속성을 지니거나 파괴를 의미하는 사물들(햄버거, 식빵, 장난감 인형, 비행기, 권총 등)을 마구잡이 식으로 화면에 배치하고 있다. 언뜻 보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물들을 한 화면에 배치하고 자극적이고 현란한 색채들을 사용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강렬한 색채와 이미지의 혼란으로 인한 시각적 충격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전쟁과 포화, 미사일, 권총 등 파괴적인 이미지들을 앞세워 인간의 부적절한 욕망과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작품 속에 꾸준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일단 보면 하나같이 세상을 바라보는 초점 없는 눈동자들이 있다. 이 시선들은 어디서부터 출발을 했는지 그 지점이 모호하지만 불확실한 무언가가 연속성을 부여 받아 마치 무언가를 갈망하듯 어딘가를 응시한다. 이처럼 허공에 맴도는 이 시선들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과 많이 닮아 있다.

최근의 작업은 전작과 동일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형식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우선 대상과 색채를 제한하여 단수의 대상을 반복적인 패턴으로 재생했다. 그리고 원색의 색채에서 모노 톤 화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주제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고자 하였다. 최근에는 각종 소비용품이나 대량생산 된 이미지가 주를 이루던 화면에서 벗어나 작가가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깡통로봇, 장난감 배, 아톰인형 등 자신과 연관된 사물들을 화면에 배치하여 일상과 자신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며 작가의 삶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그저 부조리를 인식하며 사회를 바라보던 방관자로서의 시점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자각하고 작가로서의 길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작가 자신의 고단함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이번 개인전의 테마로 선택한 '오래된 거품'은 스러질 듯 하면서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그늘진 소비사회의 일면으로 물질에 대한 탐욕, 소비사회의 파행과 폭력 등에 대한 사회적, 심리적 불안감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물질'이라는 거대한 테두리에 묶여 존엄과 개성을 잃고 획일화 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존재의 의미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충남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지금까지 8번의 개인전과 1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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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作 'explosion'
김인作 'explo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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