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림동 '하루 네끼' 등 직거래 매장 3곳 개장 복잡한 유통 구조 줄여 농민·소비자 모두 이익

지역 첫 로컬푸드 매장인 하루네끼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 채소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한대섭 기자
지역 첫 로컬푸드 매장인 하루네끼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 채소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한대섭 기자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전지역에도 로컬푸드 직매장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7일 대전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 정림동에 지역 첫 로컬푸드 매장인 `하루 네끼`가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품앗이마을협동조합, 한살림대전생활협동조합의 토요장터 등 직거래 매장의 오픈이 줄을 잇고 있다.

로컬 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농산물로 흔히 반경 50-10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칭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유통과정이 줄어들게 되면서 농민들은 제대로 된 가격에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들 역시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수익이 모두 서울의 본사로 역외유출되는 대형마트와 달리 수익금의 전액이 지역 농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농민들이 거둔 수익금이 대형 법인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어서 또 다시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대전에 처음으로 생긴 로컬푸드 매장인 `하루 네끼`는 이처럼 지역 농산물을 직접 지역에서 농민들이 판매하는 방법을 통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채소가게와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과일과 채소 등이 지역에서 직접 만든 유기농 제품인데다 가격도 최대 20-30%가량 저렴해 매달 4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루 네끼`는 지역 젊은 농부 12명이 모여 결성한 농업법인 브랜드로 복잡한 유통과정과 마진으로 인해 일어나는 소비자와 생산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채소를 중심으로 과일, 달걀 등 16개 농산물을 조합원들이 직접 공수해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농업과 로컬푸드 사업을 겸업 하고 있는 하루 네끼의 강석(33) 이사는 "대형마트 등에선 유통과정에서 상당한 마진을 남기기 때문에 농업을 하는 입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상당히 불합리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어 뜻 있는 젊은 농부들과 함께 로컬푸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 네끼 외에도 품앗이마을협동조합과 로컬푸드 장터 등도 지난달 오픈해 지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로컬푸드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지만 활성화될 경우 대형유통업체들에게 잠식되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루 네끼의 강 이사는 "지자체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결국에 로컬푸드가 활성화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이라며 "대형 마트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구조지만 건강한 농산물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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