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꽃' 아나운서를 만나다

단아한 외모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우리 사회에서 하루동안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 그리고 쟁점들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아나운서는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꿈을 품고 몇 천대 1의 경쟁률을 뚫기 위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대전지역에도 각 방송사 마다 대표 아나운서들이 지역의 소식을 전달하면서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선망의 대상인 아나운서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시청자들 앞에 서기 위해 뉴스 진행 준비는 어떻게 하고, 또 아나운서로서의 보람을 느낄까? 대전 KBS의 9뉴스 진행을 맡고 있는 손지화(32)아나운서와 TJB 8시 뉴스 진행을 맡고 있는 김도희(30)아나운서를 만나 아나운서 세계의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 해선 안되고, 실패에 굴복해서도 안됩니다. 대부분의 아나운서들이 낙방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기 마련인데 그 실패의 순간을 잘 극복해 내고 끊임 없이 자신감을 갖고 노력할 때 운도 따르는 것입니다."

손지화 아나운서가 아나운서의 꿈을 마음 속에 새기기 시작한 것은 기억도 나지 않는 유년시절부터였다. KBS 정세진 아나운서의 모습에 매료돼 그를 롤 모델로 삼아 꿈을 키웠다. 그리고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해 대학교 3학년 시절부터 본격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아나운서 준비과정에서 필수 코스인 그룹 스터디와 방송 아카데미 수강 외에 자신만의 특별한 장점과 특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전공이 방송과 관련된 학과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같은 과 스터디를 하고 서울로 방송아카데미 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이것은 누구나 다 하는 과정 일뿐"이라며 "남들이 다 하는 과정만 밟고서는 분명 아나운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그 외에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다소 추상적일 수 있지만 분명 아나운서가 된 후에는 그 의미에 대해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년차 아나운서가 된 그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보람을 느꼈던 적이 특별히 있다기 보다는 매일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본인이 전달한 뉴스를 통해 사람들이 기뻐하거나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뿌듯한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손 아나운서는 자신만의 뉴스 진행 노하우로 끊임 없는 연습을 꼽았다. 그는 "뉴스 진행을 6년 정도 하면서 어느 정도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지만 `손지화 아나운서`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나만의 특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그렇다고 과장된 액션이나 표정을 짓는 것보다는 담백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항상 초심의 마음으로 뉴스 진행 몇 시간 전부터 끊임없이 기사를 읽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손 아나운서는 마지막으로 아나운서를 꿈꾸는 지역의 청소년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평소에도 대학후배들이 많이 문의를 하는데 그때마다 끈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한다"며 "내 경우도 3번의 실패를 맛보고 아나운서가 됐다. 아나운서 시험은 수치로 결정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많이 지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실패했을 때 그것을 좌절로 받아들이지 말고 극복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 한 순간의 인기를 생각해서 아나운서를 선택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죠. 무엇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거잖아요? 또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볼 때 큰 목표를 세워두고 그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하게 경험을 쌓으며 자신이 정한 목표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원도 속초가 고향인 김도희 아나운서는 강원 MBC 기자, MBN 리포터 등 방송과 관련된 일을 섭렵한 뒤 TJB의 간판 아나운서로 자리매김 했다. 대부분의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지만 그가 아나운서가 되기로 마음 먹은 것은 대학생이 된 후였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말을 하는 직업을 꿈꿨지만 아나운서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었다"며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해 홀로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연스럽게 라디오를 많이 듣게 됐다. 그때 사람들에게 친구 같은 목소리로 위로의 말을 건네는 여러 아나운서들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 정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먼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을 사랑 하는 마음이 바탕이 돼야 하고 다음에는 주저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 보겠다는 도전 정신이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흔히 말하는 서울의 주요 방송사를 목표로 준비를 해 몇 번의 실패를 맛보았다. 많은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몇 번의 실패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오히려 범위를 넓혀 더 많은 도전을 해보자고 다짐하고 기자, 리포터 등 방송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할 결과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TJB 방송국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을 보낸 김 아나운서도 아나운서란 직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라고 말한다.

그는 "뉴스 진행 외에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도 맡고 있는데 라디오의 경우 청취자들의 반응이 즉시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얼굴은 모르지만 많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설렌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자신만의 뉴스진행 노하우로 뉴스를 마치 두, 세명의 MC가 소개하듯이 혼자 다른 목소리로 연습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뉴스 내용이 딱딱하다. 그래서 조금 더 시청자들에게 편하게 소식을 전달하고 싶어 두, 세명의 인물이 돼 읽기 연습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긴장감도 사라지고 뉴스 내용도 머리 속에 잘 들어오는 것 같다. 또 그렇게 하면 뉴스의 내용에 따라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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