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서 영화 '딸기 우유' 로케이션 김태균 감독

 대전에서 영화 '딸기 우유'를 촬영중인 김태균 감독은 대전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신웅 기자
대전에서 영화 '딸기 우유'를 촬영중인 김태균 감독은 대전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신웅 기자
"대전은 이제 대도시로서 갖춰야 할 기반시설들이 서울이나 부산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영화산업의 메카로서 성장할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지난 달 14일 대전에서 크랭크인 이후 맹촬영 중인 영화 '딸기 우유'의 연출을 맡은 김태균(54) 감독은 향후 영화산업 메카로서의 대전의 잠재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전에서 97% 이상 로케이션으로 촬영 되는 '딸기우유'에 대해 "아직 제작사 측에서 홍보전략을 수립 중이라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지만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의 사랑이야기가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며 "극의 몰입도와 영화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스릴러 장르를 차용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8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으로 한 마디로 '사람이 사람을 사랑 한다는 것의 정체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한 달 이상 대전에 머무르며 유성구 노은동을 중심으로 학교와 아파트 단지에서 촬영을 진행한 소감에 대해 "주연급 배우들은 서울에 스케줄이 많이 잡혀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촬영을 할 경우 심리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끼지만 대전에서는 그런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며 "특히 대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들이 영화촬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대전이 향후 한국 영화촬영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영화산업 메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대전시 영상위원회의 인력 보충과 영화 전문 로케이션 회사의 유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 번은 촬영 중 카메라가 고장나 대전시 영상위원회에서 장비를 빌리려 했지만 카메라를 관리 하는 인력이 없어 결국 전주에서 빌려 촬영을 마친 적이 있다"며 "현재 대전으로 영화촬영을 위해 많은 제작사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시가 하루 빨리 외부에서 오는 제작팀들을 실질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영상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통 우리 영화도 70여 명의 스태프가 내려와 2-3달 가량 숙식을 하며 촬영을 하는데, 이쯤 되면 영화 로케이션 전문회사가 대전에 많이 설립돼 지역 고용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며 "보조출연 전문회사, 미술·세트 제작 전문회사 등 전문적인 로케이션 회사들을 시가 유치하거나 설립하는데 지금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01년 영화 '화산고' 이후 13년 만에 조우하게 된 배우 장혁에 대한 칭찬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화산고를 찍을 당시에는 배우 장혁씨가 20대의 혈기 왕성한 청년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지만 세월이 흐르니 좀 더 깊은 대화가 통해 동지애를 느낀다"며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연기에 임하는 장혁씨의 진지한 자세를 바라보며 때로는 감독이지만 많은 부분을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딸기우유는 현재 5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태로 내년 4월 중 개봉될 예정이다.

김태균 감독은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한 후 1996년 '박봉남 가출사건'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지금까지 '화산고', '늑대의 유혹', '백만장자의 첫 사람', '크로싱', '맨발의 꿈' 등 영화를 연출한 한국의 대표적 중견 감독이다. 최신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