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부터 한달간 이은열 작가 'The Ego has Landed'展

사진전문 갤러리 누다(NUDA)는 10월 8일부터 11월 8일까지 이은열 작가의 `The Ego has Landed`展을 개최한다. 우리가 흔하게 감탄하는 야경 대부분은 인류문명이 자연을 상대로 쟁취한 전리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화려한 인공의 불빛이 웅장한 인공물 틈에서 번쩍이는 허영의 풍경들…. 하지만 작가가 바라보고 만들어낸 야경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작가가 창조해 낸 야경은 신비하며 쓸쓸하다. 그리고 낯설고 야릇하다.

작가는 대단할 것 없는 자연의 밤 풍경에 성글지만 촘촘하게 불빛을 심어 놓는다. 그 모습은 마치 지상에 살포시 내려앉은 별님처럼도 보이고, 땅을 뚫고 승천을 준비하는 혼 불처럼도 보인다. 열과 종을 무시한 채 흩뿌려진 불씨는 인공의 질서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어느 곳 하나 반듯하지도 매끄럽지도 못한 풍경은 인공의 윽박을 허락하지도 않는다. 어둠은 가셨지만 여전히 적막하고 불은 빛나지만 어둠을 차마 삼키진 않은 모습 속에서 자연과 인공 구조물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작가가 창조해 낸 특별한 야경과 마주치게 되면 신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회향목 가지에 불을 붙여 헐레벌떡 인간들에게 달려가는 프로메테우스의 모습이 눈 앞에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성급히 지난 자리에 흩날려 피어나는 불씨들…. 작가가 창조해 낸 쓸쓸하고 신비로운 야경 속에서 프로메테우스를 추억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문의 ☎ 070(8682)6052.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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