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거리 상가 2배 폭등… 매출은 제자리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 설치된 대형 LED 영상시설인 스카이로드.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 설치된 대형 LED 영상시설인 스카이로드.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의 초대형 LED영상시설인 '스카이로드'가 지역 영세상인에게 임대료 폭탄을 안겨주는 도구(시설)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첫 불을 밝힌 스카이로드는 2년의 공사기간이 소요됐다. 이 시기 메인 거리 상가의 임대료는 평균 두 배 이상 치솟았다. 1층 상가 기준 보증금 2억 5000만 원에 월 임대료 400만-500만 원을 형성하던 시세가 현재 3억 5000만 원에 월 1000만 원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영세상인 입장에선 감당할 수 없는 시세다. 급등한 임대료에 비해 매출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진화 으능정이상인연합회장은 "스카이로드 개장 이후 유동인구는 대폭 늘었다. 하지만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식당 등에 들러 소비를 하지 않고 영상시설만 둘러보고 돌아서는 분위기"라며 "LED영상시설 확충 및 노천카페 등 부대시설을 더욱 늘려 소비를 이끌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카이로드가 설치된 메인 거리는 개인이 아닌 대기업 직영점이 장악한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쥔 대기업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며 목 좋은 상권을 손에 넣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대의 한 상인은 "월 1000만 원 이상의 임대료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 입장에서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대기업들이 마치 담합을 하듯 임대료를 높여 놓고 있어 영세상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푸념을 털어놨다.

스카이로드는 으능정이 거리의 양극화 현상까지 부추기고 있다. 대전역 방향 뒷블록은 상대적으로 어두컴컴하게 느껴져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시세차도 뚜렷하다. 뒷블록은 보증금 5000만 원에 월 임대료가 200만 원 수준으로 현저히 낮게 책정됐다. 현재 10여 곳의 상가는 매출 부진으로 공실로 남아 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갤러리아 동백점 건너편에 3년째 흉물로 방치돼 부도 처리된 성원건설의 메가시티 공사현장도 문제다. 한때 롯데시네마 입점설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 아무런 계획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 상인들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선 전시성 시설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으능정이상인연합회는 시를 상대로 추가적인 부대시설 확충을 건의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스카이로드가 영세상인을 공중에 뜬 모양새로 만들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부른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스카이로드 일대 상가 시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임대료 상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계약기간이 끝나고 재계약에 나설 경우 금액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며 "임대료 폭탄을 막을 수 있는 임대료 상한제 등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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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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