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窓] 명품 세종교육 현주소

국가균형발전 모델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는 세계적인 교육도시 조성도 목표 중의 하나다. 스마트교육 시스템이 세종시 인구 유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수한 교육환경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근 대전·공주·청주·천안은 물론 수도권과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 최근 `명품 세종 교육`에 혼란과 마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실대란에 이어 학구 조정, 안전한 통학로 확보, 학교 신설을 놓고 혼선과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교육청과 행정도시건설청은 최근 학구 조정에 부심하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 12일 1 생활권 내 신설 초·중학교 통학구역·학군 설정(안)을 발표했다. 최종안은 아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집단 등교 거부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교육 수요자(학부모)의 불만이 크다.

대표적인 곳은 1-1 생활권 L8, L7 블록으로 호반건설 424세대, EG건설이 짓고 있는 305세대가 이에 해당된다. 학부모들은 최단거리인 `고운초`가 아닌 원거리에 위치한 `으뜸초`로 배정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재산권과 생존권 침해는 물론 어린 자녀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운초는 25명씩 36학급 900명 정원이 가득 찬 상황. 이 학교는 당초 24학급에서 12학급을 더 늘렸다. 더 이상 학생을 받아들이고 싶어도 터가 좁아 증축이 불가능하다.

학부모들은 인근에 학교 추가 신설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학교 신설에 소요되는 행정절차 및 물리적인 기간도 촉박하고 부지 확보나 교육부 재정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측을 벗어난 학생 수요 증가도 골칫거리다.

첫마을 가구 수가 6000가구를 넘었지만 학교 설립이 늦어져 과밀학급은 물론 장거리 통학까지 빚어졌다.

한솔중 1학년생 403명(17학급)이 3.5㎞ 떨어진 종촌중(2014년 개교 예정)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통학하고 있다. 한솔초는 한 학년 6학급(학급당 20명·수용정원 900명)으로 설계됐지만, 현재 568명이 초과된 1468명으로 한 학급당 27.2명이 재학 중이다. 학급 수도 학년별로 9개 학급으로 늘어났다.

한솔중의 경우에는 당초 27학급 675명으로 설계됐지만 404명이 초과된 현재 43학급에 1079명(학급당 25명)에 이른다.

반면 한솔고는 당초 설계(24학급 600명)보다 167명 모자란 18학급 433명(학급당 24.6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입시를 앞두고 전학을 꺼린 탓이다.

소나기식 학교 신축도 걱정이 많다. 타 시·도에서 세종시로 사무실만 옮긴 `페이퍼 컴퍼니`가 공사를 따내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건설현장에 1개 학교당 여러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고 있어 제대로 진행되는지 파악하기조차 불가능하다.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 중인 학교 건설 현장 내 각종 민원 및 부실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종시 첫마을 학부모 윤영희 씨는 "세종시 학교들의 교육환경이 우수하다고 자랑하지만 곳곳에 허점투성이다"라며 "과밀 해소와 통학구역 조정, 학교 신설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확실하게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통학구역 설정은 학생들의 통학편의를 토대로 관계기관이 의견을 모아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교육 수요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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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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