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다발 학교신설 문제점·대책

 올 상반기 공사를 마치고 9월 개교하는 세종시 1-5생활권 정부청사 인근 연세유치원과 연세초등학교. 세종시 교육청은 내년에 31개 학교를 건설해야 할 처지다.                     김재근 기자
올 상반기 공사를 마치고 9월 개교하는 세종시 1-5생활권 정부청사 인근 연세유치원과 연세초등학교. 세종시 교육청은 내년에 31개 학교를 건설해야 할 처지다. 김재근 기자
"세종시 학교 공사 입찰은 복권추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건실한 건설사가 아닌 페이퍼 컴퍼니가 끼어드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솔직히 다른 학교보다 100여일 짧은 공사기간에 최첨단 교육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소나기식 세종시 학교 신축에 우려가 높다. 행정도시 예정지(신도시)는 학생수 급증으로 통상 400일 걸리는 학교 신축을 300일 이내에 마쳐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촉박한 학교 신축 및 학급증설은 예상을 넘어선 학생수 급증 탓이지만 현재 학교 설립에 대한 모든 책임은 세종시교육청 몫이다. 교육계와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동시다발적인 학교 신축이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현재 교육청 인력으로는 현장 관리는커녕 공사가 늦어지지 않기만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세종시교육청은 내년에 2015년 문을 여는 유치원 12개, 초등 8개, 중·고교 8개 등 31개 학교 신축공사를 진행한다. 이들 공사 발주 및 계약을 담당하는 인원은 단 5명. 개별 학교 1곳마다 건축·토목·기계·소방· 관급자재 등 70여 개의 계약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2015년 신설 학교 관련 2100여 건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세종시 최첨단 스마트 교육환경 학교 신설은 건설업체의 '양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일부 학교 건설현장에 참여한 건설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마트 교육환경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지 전혀 검증·확인할 수 없다.

학교 공사 현장의 일부 건설사가 이름 뿐인 '페이퍼 컴퍼니'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학교신축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세종시로 이전한 건설사도 부지기수다. 세종시 건설업체 수는 연기군 시절 30여 개에서 세종시 출범 후 2012년 8월 59개사, 올해 6월 187개로 급증했다. 현재 학교 건설현장에 순수한 지역 건설사가 얼마인지도 의문스럽다.

이와 관련 시공능력이 우수한 건설업체와 다수의 지역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기술평가형 공사 발주 필요성이 등장했다.

행정도시 개발구역을 3-4개로 구분 2㎞ 이내 공사를 묶으면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통합관리가 가능하다. 세종시교육청이 가장 우려하는 준공 및 입주 차질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구역별 묶음 발주에 따른 통합관리로 실질적인 공정관리가 가능하고, 문제 발생 시 컨소시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컨소시엄 안에 지역건설사 참여를 의무화함으로써 우수한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참여기회도 보장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도 31개 학교의 차질없는 건설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안전한 교육환경, 질 높은 스마트 교육환경 조성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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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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