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용호 대학구조개혁위원장 인터뷰

송용호<사진> 전 충남대 총장이 지난 1일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국·사립대의 구조개혁과 대학 간 통·폐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은 교육부 장관의 자문기구다. 송 위원장의 선임은 다소 의외라는 평도 있지만 충남대 총장 시절 그의 역할을 살펴보면 적임자란 결론이 쉽게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전력을 높이 평가해 중책을 맡겼다는 얘기다. 송 위원장은 충남대 총장 시절 국립대 통합에 선봉에 섰던 주인공이다. 지방대학 역할과 육성을 정부에 적극 요구했다. 때문에 지역 대학들은 송 총장의 위원장 취임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송 위원장은 25일 대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이달말 발표 예정인 2014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마무리 단계가 진행 중"이라며 "이번 선정이 끝나면 8월 말부터 워크숍을 진행해 연말 쯤 새로운 대학구조개혁 방안과 평가 지표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발전 정책은 정부와 언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도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그런 역학 구조 속에서 우리 위원회가 어떤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서 대학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틀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물리적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통폐합만으로는 대학 개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대학의 경쟁력이 10년, 20년 후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이다. 우리 대학 교육 수준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학문과 대학의 출범은 제도적으로 열어줘야 한다"며 "줄이고 막기만 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을 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위적인 방식에 의한 대학구조개혁보다는 상시적으로 대학의 자율적인 구조개혁이 일어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대학 자율적인 구조개혁의 방법으로 국립대와 사립대 모두 설립 목적에 따른 특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사립대는 개교 당시 설립 목적에 따른 목표가 있고, 국립대학 역시 국가 고등교육의 확실한 기초를 다져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대학들이 이런 점을 살리지 못하고 너도나도 백화점식으로 학과를 운영한 것이 구조 조정을 불러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별 특성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A대학이나 B대학 모두 같은 과목을 같은 방법으로 교육한다면 현재의 대학 서열을 깰 수 없다"라며 "이런 구조적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각 대학들이 장기를 갖도록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대학이 지역의 특징을 살린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대학과 학생, 동문은 물론 지역사회와 중앙 정부간의 공감대와 노력이 맞물려야 가능하다. 이런 과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를 만들기 위해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역할이 있다면 위원장으로서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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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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