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박상 외 편도선염·간 기능 약화때 자주 생겨 아연 풍부 육류·조개 도움 … 날달걀 치료 효과

주부 임순옥 (42)씨는 언제 멍이 생긴 것인지도 모를 만큼 멍이 잘 생긴다. 청소, 빨래, 설거지 등 가사일을 하고 나면 크고 작은 멍들이 눈에 띄는 경우가 허다한 임 씨는 최근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로부터 '혹시 맞고 사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산 경험이 있다. 어느 새 또 멍이 들었는지 종아리에 멍이 생긴 것. 흔히 '멍'이 들었다고 얘기하면 시퍼런 상처와 달걀을 생각한다. 실제로 타박으로 멍이 생긴 경우야 시간이 해결해 주지만 별다른 이유도 없이 쉽게 멍이 드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아주 고역스럽다. 멍은 타박에 의하지 않더라도 감기나 편도선염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간 기능이나 혈소판 기능이 약해졌을 때 멍이 잘 생기므로 이유도 없이 멍이 잘 생긴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출혈반 또는 자반이라고도 한다.

◇멍, 나이에 따라 원인과 모양 달라 = 멍은 혈관 안에 있어야 할 적혈구가 어떠한 이유로 인해 혈관 밖으로 나온 상태를 말한다. '멍'하면 시퍼런 색만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적혈구가 혈관 밖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선홍색의 붉은 반점 형태다. 혈관 밖으로 나온 적혈구는 피부조직 내에서 점차 파괴되는 과정을 겪게 되면서 상처부위가 파란색, 보라색, 갈색의 과정으로 변하게 된다. 상처부위가 보라색을 지나 갈색으로 변할 때 쯤이면 적혈구의 파괴과정이 완료되는 단계로 이때는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멍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타박상에 의한 것이 가장 많지만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나이에 따라 멍이 생기는 원인과 모양이 다른데, 젊은 사람은 감기나 편도선염을 앓은 후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크기가 3㎜ 이하의 작은 출혈이 주로 다리에 집중적으로 생기게 된다. 감기바이러스나 균의 일종인 연쇄상 구균이 체내에 침입하면 면역 과민반응을 일으켜 혈관벽을 파괴하고, 이로 인해 혈관벽이 깨져 안에 있던 적혈구가 피부조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멍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운동이나 무리한 신체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무리한 신체활동은 멍이 있는 곳에 피의 양을 증가시켜 파괴된 혈관 밖으로 더 많은 적혈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생기는 멍은 주로 피부조직 안에서 혈관을 지지하고 있는 조직들이 약해져 발생한다. 때문에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혈관이 터져 멍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을지대병원 피부과 정경은 교수는 "노인들의 피부 조직은 매우 약한 상태로 작은 충격이더라도 자칫 큰 출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하며, 햇빛도 혈관을 지지하는 피부조직을 더욱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므로 과도한 햇빛노출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멍이 들었을 땐 즉시 냉찜질을 해야 = 멍은 혈소판이 혈관 밖으로 나올 때 발생하는 것이므로 멍이 들었을 땐 즉시 냉찜질을 함으로써 혈액이 피부조직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막아 멍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며칠 지난 멍을 치료할 때에는 뭉친 혈액이 분산되도록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팔이나 다리에 멍이 들었다면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올려 멍든 부위로 피가 몰리는 것을 막고, 아연이 풍부한 육류나 조개류 등을 섭취해주면 혈관에서 혈액이 빠져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경은 교수는 "특히, 널리 사용되고 있는 멍든 부위를 날 달걀로 문지르는 치료법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응고된 피를 사라지게 하므로 좋은 방법"이라며 "이밖에도 생감자를 갈아서 찜질을 하면 감자의 '솔라닌' 성분이 멍든 부위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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