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 장거리 여행 Tip

'노인 한 명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오랜 시간 축적해온 노인의 지혜와 노하우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나타내 주는 말이다. 더구나 의학의 발달과 생활 수준이 개선되며 노령인구의 양적 증가는 물론 젊은이 못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인들도 적지않다. 최근에는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 중인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며 노인들의 장거리 여행에 대한 관심 커지고 있다.

고령의 나이가 여행의 장애물이 되진 않지만 만성질환이나 과거력에 따라 주의해야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 전에 본인의 질병상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장거리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한 의학 상식들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의 도움말로 정리해본다.

노인들은 해외여행 시 음식의 변화와 피로, 스트레스로 인해 위장장애, 배변장애 등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설사 및 위장관염을 겪는 경우가 많아 여행 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평소 수면장애를 겪고 있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면 시차 적응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약을 준비하는 것이 수면장애로 인해 여행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약을 복용을 한다면 본인이 먹고 있는 약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처방전을 지참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다. 여행시 주의해야할 점은 담당 의사와 미리 상의해 안전한 여행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인슐린을 자가 투여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미리 담당 의사와 상의해 약제투여 시기와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여행 중에는 식사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활동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저혈당에 대비한 사탕, 초콜릿 등을 반드시 상비해야 한다. 특히 평소 혈당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반드시 혈당기를 지참하고 여행하는 것이 좋다. 호흡기 질환자는 기내의 저산소 상태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위험한 상태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흡입제나 약제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만약 저산소증 증상이 발생한다면 기내에서 산소공급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비행기 안은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물, 음료수 등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탄산음료나 맥주 등 주류, 과일 주스는 장내에서 가스를 유발해 호흡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자는 장시간 움직임이 없을 때 혈전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내에서 자주 자세변경을 해줘야 한다. 최소 1시간에 한 번은 복도를 걷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기온변화가 심한 여행지는 피하고 피로, 수면 부족 등의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행스케줄을 잘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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