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미국 등 최정상급 선수들 8일간 열전 돌입 이학범 男 경량급 싱글스컬 예선 3위 '깜짝 선전'

 2013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예선경기가 25일 충북 충주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 시작됐다. 남자 쿼드러플 스컬 부문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3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예선경기가 25일 충북 충주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 시작됐다. 남자 쿼드러플 스컬 부문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정상급 조정 선수들이 탄금호의 물길을 시원하게 가르며 전날 개막식에 이어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첫날 경기를 화려하게 시작했다.

조정 국가대표팀의 기대주 이학범(20·수원시청)은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우며 산뜻한 첫발을 뗐다.

이학범은 25일 충북 충주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경량급 싱글스컬(LM1X) 예선 4조에서 7분32초73로 3위를 차지, 4위까지 주어지는 준준결승 진출권을 얻어냈다. 이학범은 7분11초74로 1위를 차지한 피터 갈람보스(헝가리)보다 약 20초 이상 늦었지만 한국 관중으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세계 조정 무대에서 아직 걸음마 수준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파이널A(결승) 진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또 다른 기대주 지유진(25·화천군청)은 여자 경량급 싱글스컬(LW1X) 예선 4조에서 8분15초67로 최하위인 5위를 차지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위 파비아나 벨트라메(브라질·7분59초03)보다 1분 이상 늦었다. 지유진은 앞서나간 벨트라메를 추격하며 1000m 지점까지 2위 자리를 지켰으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1500m 지점에서 3위로 밀려났고, 결국 루이스 아일링(뉴질랜드), 이가만(홍콩), 드니스 자코(이탈리아)에게 역전을 허용해 최하위인 5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지유진은 패자부활전에서 준결승 진출에 재도전한다. 경기 첫날 현장 입장객만 6000여명에 달하는 등 모두 1만 2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번 대회는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스컬(M1X)를 5번이나 제패한 마헤 드라이스데일(35·뉴질랜드)을 비롯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선수 9명이 18m에 이르는 배에 타고 속도를 겨뤄 '조정의 꽃'이라 불리는 남자 에이트(M8+) 종목에서는 독일이 대회 4연패를 달성할지 주목되며 여자 조정 에이트(W8+)에서 2006년 이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놓치지 않았던 미국의 독주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이에 앞서 개막식은 24일 '세계를 향한 꿈과 도전(Rowing the World)'을 기치로 역대 최다인 75개국에서 출전한 19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막이 올랐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총회에만 참여하는 7개 국가를 포함하면 총 참가국은 82개국으로 늘어난다. 조정 세계선수권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일본에 이어 2번째다.

선수들은 싱글스컬(1X), 더블스컬(2X), 쿼드러플스컬(4X), 콕스리스페어(2-), 콕스드페어(2+), 콕스리스포어(4-), 콕스드포어(4+), 에이트(8+) 종목의 남(M)·녀(W)·경량급(L) 종목과 장애인 5개 종목 등 총 27개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충주에서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낸 반기문 유엔 총장이 개막식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반 총장은 영어 인사말에서 "스포츠는 평화와 발전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며 "모두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지만 우리는 하나의 인류로서 가난, 질병, 환경파괴 등 인류 공통의 도전을 함께 해쳐 나가는 데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이어 82개 참가 국가의 국기가 알파벳 순서대로 개회식장에 입장했다. 개최국 한국의 태극기는 가장 마지막에 개회식장에 들어섰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대회사에 이어 데니스 오스왈드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이 대회의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이시종 조직위원장은 "2009년 대회 유치 이후 지난 4년 동안 차질없이 대회를 준비했다"며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충주는 물론 충북의 격을 한 단계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훈·진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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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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