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남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국장

공포영화가 인기를 끄는 무더운 여름,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는 영화 '괴물'을 생각해 본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공격하는 영화인데, 단순한 환경오염이 아니라 폐의약품의 무단 배출로 인해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영화가 현실에서 언젠가 재연될 것 같은 생각을 문득 해 본다.

최근 대한약사회에서 2013년 상반기 전국 약국을 통해 수거된 폐의약품이 168톤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상반기 수거량 137톤과 비교할 때 23% 정도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지역이 5만 851kg으로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대전지역에서 1만 9090kg이 수거되었다.

환경부와 지자체에서는 2008년부터 '가정 내 폐의약품 회수 처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가정에서 복용하고 남은 폐의약품을 약국이나 보건소, 지역별 주민자치센터 등 폐의약품 수거함에 배출하고, 이것을 다시 수거하여 소각하는 등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폐의약품 수거 후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도 없어 일선에서는 혼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가정에서 복용하고 남은 폐의약품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가정에서 먹다 남은 폐의약품을 종량제 쓰레기봉투나 싱크대에 무심코 버리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폐의약품이 그냥 버려진다면 큰 환경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토양과 수질 오염은 물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폐의약품을 가까운 약국 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간단한 답이지만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좀 더 세심하게 가정 내 의약품을 관리해 보자. 우선 정기적으로 유효기간과 약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상태가 불량한 의약품은 알약이나 캡슐, 물약 등 형태에 따라 따로 모아 가까운 약국 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빈 약봉투나 물약통은 가정 내 분리수거로 배출하면 된다. 가정에서는 폐의약품 분리배출을 꼭 지키고, 관계당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근거 법률을 시급히 마련하여 수거와 처리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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