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가치투자방식의 달인이자 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가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으로 75개의 회사를 경영하는 버핏이 최근 2년 동안 지역 신문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르바이트로 신문배달을 했던 버핏은 지난 1973년부터 40년 동안 미국의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WP)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현재 전체 주식의 23%인 180만 주 이상을 보유한 최대 외부주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때 신문산업 미래가 밝지 않아 신문사 인수는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던 버핏은 2011년 미국의 마지막 사원 주주 신문사 중 하나인 오마하 월드-헤럴드(Omaha World-Herld)를 1억5000만 달러에 매입하는 등 지난 2년 동안 모두 29개의 신문사를 사들였다. 지난해엔 미디어 제너럴로부터 1억4000만 달러에 63개의 일간·주간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버핏의 제1투자 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제2투자 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원칙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 자신이 미래가 밝지 않은 사양산업으로 분류한 신문사를 왜 무더기로 매입하는 것일까.

영국 미디어그룹의 틴들 그룹 회장인 레이 틴들 경은 한 인터뷰에서 버핏의 지역 신문사 인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지역신문들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사람들은 지역신문을 사양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중략) 지역신문은 당신이 어디에 살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당신의 이웃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지역신문 말고는 없다.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그것이다. 워렌 버핏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버핏 역시 올 3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신문을 사랑한다. 종이 신문은 이해가 쉽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인터넷과 TV는 한동안 신문의 콘텐츠 전달력과 깊이를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신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워런 버핏에 이어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저스가 워싱턴포스트를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통 미디어와 실리콘밸리 자본의 결혼`이라고 표현했다. 투자의 귀재들은 바로 신문이 갖고 있는 `가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우세영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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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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