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였다. 대저시티즌이 올 시즌 첫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자 경기장을 찾은 4500여명의 홈 팬들은 흥분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이 버스에 올라 경기장을 빠져 나갈 때까지 대전을 찬양하는 `퍼플폭도맹진가`가 울려 퍼졌다.

대전은 24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24라운드 강원과의 경기에서 김병석-아리아스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시즌 2승째이자 홈 경기 첫 승을 신고한 대전은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으나 14승점(2승8무14패)을 챙기며 13위 강원을 승점 1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날 경기는 1부 리그 잔류, 즉 생존을 위한 단두대 매치였다. 양팀 모두 승리가 필요했고 그 간절함에서 홈 경기 승리가 없었던 대전이 강원을 제압했다. 대전에게 이번 경기는 승점 6점짜리 빅매치였다. 강원에게 패할 경우 승점을 헌납하는 동시에 승점이 6점까지 벌어지는 경기였다. 동시에 대전의 올 시즌 모티브인 `미라클(기적)`을 실현하기에 안성맞춤인 경기이기도 했다.

경기 시작부터 대전은 강원을 압도했다. 이미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격라인을 형성한 대전은 강원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대전의 심장으로 부상한 플라타는 90분 내내 멈추지 않았다. 전반 6분만에 플라타의 오른쪽의 오른쪽 돌파에 이은 센터링이 김병석의 선제 결승골로 연결됐다. 후반 37분에도 중앙선 근처에서 치고 들어오던 플라타의 빠른 돌파에 이은 아리아스의 추가골로 승부의 쐐기를 막았다.

대전은 포항-서울 등 강팀과의 연이은 경기에서 아쉽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바로 지난 경기였던 서울과의 원정에선 2골을 먼저 내주고도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2-2 동점까지 몰아갔다. 비록 추가시간대에 실점하며 패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서울을 긴장시켰다.

공수에서 조직력이 살아난 대전에게 사령탑이 바뀌면서 개편에게 들어간 강원은 적수가 되지 않았다. 이미 승리가 예상된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챙긴 대전은 1부 리그 잔류를 위한 불씨를 이어갔다.

김인완 감독이 이날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단 한가지였다. 바로 `냉점함`이다.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선수 개개인에게 모두 각인시켰다. 후반전 주앙파울로가 페널트킥을 실패하고 나서도 추가점을 올릴 수 있었던 힘도 `냉정`에 있었다.

김인완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이 실점하고 난 뒤 더 불안해 하면서 경기를 내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떤 팀을 만나도 그런 모습이 없다"며 "선수단 전체가 이날 승리를 통해 탄력을 받은 마큼 정규시즌 남은 2경에서 무조건 승점 4점을 챙기고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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