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캡틴 안다스는 단호하게 그 양키 대학생들을 처벌하기로 했다. 그는 관리소에 돌아가 150파운드나 되는 금액이 기입된 벌금통지서를 만들어 그날 오후 늦게 양키 대학생들의 캠프를 찾아갔다.

그러자 여학생 한 사람이 대뜸 캡틴의 손을 잡고 천막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천막 안은 깜깜하고 아무도 없었다. 양키 여학생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은 듣고 있었으나 보안관인 자기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안돼. 안돼."

캡틴은 단호하게 거절을 했는데 그때 갑자기 불이 켜졌다.

"이걸 봐요."

여학생이 암실 현상 통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여주었다. 그녀가 찍었다는 기린 새끼의 사진이었다.

"호."

캡틴이 감탄했다. 기린 새끼의 머리가 확대되어 있었는데, 정말 아름답고 귀여웠다. 커다란 갈색의 눈동자가 보석처럼 아름다웠고, 그 눈동자를 덮고 있는 검고 긴 속눈썹이 그 보석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해주고 있었다.

"이걸, 동물 전문 잡지사에 보낼 겁니다. 아마도 잡지 표지에 게재될 것입니다."

그럴 것 같았다.

"이 사진으로 얼마를 받을 수 있소?"

"5000~50000달러입니다."

빈털터리 대학생들에게 은행이 거액의 신용대출을 해준 이유를 알 만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희한한 나라였다.

캡틴 안다스는 가져갔던 벌금통지서를 슬그머니 호주머니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캠프를 떠나자마자 그런 행위를 후회했다.

"실수했어. 벌금통지서를 전달했어야만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양키 대학생들을 처벌하지 않은 건 큰 실수였다. 그들을 엄중하게 처벌하여 버릇을 고쳐주어야만 했다.

양키 대학생은 다음 날 또 사고를 쳤다. 그때 대학생들은 캠프에서 10㎞쯤 떨어진 마사이강 지류에 갔다. 그들은 낚시를 할 계획이었는데 낚시 따위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강변에는 누, 오릭스 등 영양과 얼룩말이 수천 마리나 몰려 있었다. 50마리쯤 되는 코끼리가 강을 온통 점령하여 목욕을 하고 있었으므로, 영양들은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었다. 코끼리들은 그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못해 물가에 다가오는 다른 짐승들을 코를 휘두르면서 위협했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 물을 마시지 못한 영양들이 용기를 내어 강에 접근하자, 서너 마리의 코끼리가 달려가 고장난 나팔소리 같은 고함소리를 내면서 위협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심영운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