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을 교란해온 대전 지역 범죄꾼들이 경찰 수사망에 속속 걸려들고 있다. 제법 굵직한 민생침해 사범들을 잘 잡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범죄 지수가 높은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일수록 큰 건이 많이 생겨 실적 쌓기가 수월해진다.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요 근래에 와서 일부 경찰서들이 터트리는 검거사건은 수사 난이도가 높은 것들로 분류된다. 수사 감도와 집중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대전중부경찰서가 어제 발표한 기업형 전화사기단 사건의 경우는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사건은 전국적 조직망을 갖춘 범죄자들이 돈이 급한 서민들이나 신용불량자들을 표적 삼아 벼룩의 간을 빼먹은 악질적인 범죄 유형에 속한다. 어디에서건 범죄 첨보나 단서를 포착하면 범죄꾼들의 뒤를 쫓을 수 있는 문제고 그 판단은 수사팀의 역량 및 노하우에 달렸다 할 것이다. 중부서 수사팀은 어쨌든 이 사건에 매달렸고 그 결과 굵직한 금융 범죄 한 건의 뿌리를 뽑아버렸다. 사건이 늦게 해결됐으면 그만큼 피해자나 피해금액이 늘어났을 것이다.

일가족 보험사기단을 적발한데 이어, 절도행각을 일삼은 두 얼굴의 개인택시 기사를 잡은 둔산경찰서의 활약도 평가 받을 만한 요소가 많다. 보험사기단은 고전적인 범죄 수법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가족 구성원이 각각의 역할을 나눠 맡아 가입한 보험사의 눈을 속여 부당하게 거액의 보험금을 편취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고약하다. 이 같은 범행이 지속됐다면 다른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돼 있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것이기에 민생경찰 노릇을 한게 맞다. 전과가 있는 개인택시기사의 도벽을 차단한 것도 마찬가지다. 2차, 3차 범죄 피해를 막은 것이다.

일선 경찰서의 수사 경과(警科)는 고된 보직에서 일한다. 외근 하는 수사 형사나 내근하는 파트나 사건에 치이긴 매일반이다. 그런 사람들이 근평이나 승진 등 측면에선 별로 대접을 못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민생침해사범을 잡는 최일선 사법경찰이다. 범죄꾼을 잘 잡는 것만큼 사기도 북돋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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