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기자의 DIY 체험기

   오정현 기자가 지난 19일 대전 우든박스를 찾아가 DIY 가구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장길문 기자
오정현 기자가 지난 19일 대전 우든박스를 찾아가 DIY 가구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장길문 기자
지난 19일 DIY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DIY가구교실을 운영하는 우든 박스를 찾았다. 목재를 이용해 기물을 만들어 본 경험은 중학교 기술시간 만들었던 아귀가 안 맞는 국기함 이후 처음이다.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는 기대감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교차했다.

DIY 공방에 들어서자 향긋한 소나무 향과 함께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공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든박스 오민석 대표는 "직접 만들어 볼 가구는 인테리어용 소형 의자입니다. 목재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기드릴과 충전드릴 사용법을 익히기 위한 초급자 과정이죠"라며 오늘의 과제를 던져줬다.

생각보다 작은 의자에 잠시 실망했지만 나무와 나무가 서로 접합되는 부분이 많아 제대로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 목재 가구의 접합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오차가 완성 단계에서는 바로잡기 힘들기 때문에 세밀함이 필요하다.

소품용 의자를 만들기 전 나사못을 박을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전기드릴의 사용법부터 익히기로 했다. 우선 목재의 앞뒤에 똑같은 기준점을 잡고 1.5mm 간격으로 모눈을 그렸다. 나사못이 들어갈 구멍을 똑바로 뚫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재단이 끝난 목재를 클램프로 고정하고 드릴 사용연습에 들어갔다. 오 대표는 "목재 두께가 18mm기 때문에 나사못이 들어갈 구멍의 깊이는 5-7mm 정도로 유지해주세요. 깊이가 깊으면 가구의 내구성이 떨어지고 얕으면 목심으로 구멍을 메우기 힘듭니다"라며 요령을 설명했다.

드릴 사용이 익숙해지자 본격적으로 소품용 의자 제작에 나섰다. 초급자용이기 때문에 각 부분은 정확한 사이즈로 미리 재단된 목재를 사용했다.

먼저 다리로 사용될 목재에 곡선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드릴프레스로 동그란 구멍을 두 개씩 만들었다. 구멍과 구멍 사이에 직각자를 이용해 자를 부분을 연필로 표시하고 목공용 밴드쏘(띠톱기계)를 이용해 다리 부분을 완성한다.

선을 따라 목재를 밀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일직선으로 목재를 자르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톱날의 두께가 있기 때문에 표시한 선을 톱날 바깥쪽에 두고 잘라줘야 합니다"라는 조언을 따르려고 했지만 톱날은 자꾸 선 안을 파고든다.

처음치고는 나쁘지 않은 실력이라는 말에 위안을 얻으며 조립에 나섰다. 이제부터는 연습한 드릴 실력을 보여줄 차례다. 의자 다리 위에는 시트 역할을 하는 목재 3장을 각각 드릴로 고정한다. 나사못 구멍을 뚫으며 깊이를 신경 쓰면 방향이 삐뚤고 구멍에 집중하면 깊이가 너무 깊어졌다. 처음 재단이 살짝 어긋나며 등받이 부분을 붙이기 위해 결국 마지막 목재는 드릴을 뺐다가 다시 박아야 했다.

등받이를 박아넣고 나사못 구멍은 목공용 본드와 목심을 이용해 메운다. 목심은 나무의 결과 같은 방향으로 박아준다. 튀어나온 목심은 휨톱을 이용해 잘라주는데 초보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과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힘을 주면 잘리는 순간 왼손을 향해 톱이 튑니다. 톱을 위아래로만 살살 움직이세요"라는 말에 한결 더 신중하게 톱질을 했다.

목심 작업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샌딩 작업을 거치게 된다. 샌딩기를 이용해 단면을 부드럽게 갈아주고 곡선은 손을 이용해 사포질을 해준다.

2시간 정도 작업을 마치자 역시나 어깨가 결리고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처음 사용해보는 각종 공구의 굉음에 긴장하고, 나사못을 박기 위해 웅크린 채 재단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그러운 나무향이 주는 정신적 여유로움과 직접 몸을 움직여 완성품을 만들었다는 성취감 때문에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직 두 손과 간단한 공구를 활용해 직접 자신이 사용할 여러 가지 가구를 만들 수 있는 DIY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작업을 도와준 오 대표는 "DIY 가구는 기성 가구에 사용되는 MDF 목재와 달리 원목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구성은 물론 친 환경적인 소재다"라며 "특히 자신이 직접 설계한 가구를 완성하면 만드는 과정의 성취감은 물론 사용하면서도 오랫동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 했다. 오정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정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