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허진호 감독

1998년에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감성멜로의 새로운 획을 그으며 충무로에 데뷔한 허진호(50) 감독. 그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남자 `정원`과 20대 주차단속요원 `다림`의 슬픈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 단 번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그의 장기는 남녀의 복잡한 사랑 감정에 대한 탁월한 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금까지 `봄날은 간다`, `행복`, `호우시절`, 그리고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위험한 관계`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랑의 여러 모습을 담아 냈다. 허 감독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제천에서 열린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의 총괄·기획을 맡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 영화제의 내실을 튼튼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감독에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성과와 작품활동 계획에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 제천국제음악영화제만의 정체성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영화`라는 장르영화를 상영하고 음악 프로그램과 영화 상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음악영화제다. 특히 제천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여름 휴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영화제 측에서도 휴양, 힐링 영화제로 이미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기획의 일환으로 올해는 다른 해보다 일주일정도 늦춰서 개최했는데 행사 기간동안 비도 내리지 않고 날씨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 성공적으로 영화제를 마칠 수 있었다."

-올해 영화제에 중점을 둔 분야는?

"지난 8회까지 진행해왔던 많은 프로그램들에 내실을 기하고 조금 더 탄탄해진 기반으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음악영화를 선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영화제를 찾는 관객중에 마니아층이 많아 지속적으로 제천을 찾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분들이 여전히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이 곳에서 관객분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마니아팬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의 관람객들도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많은 프로그램들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할 수 있다."

-출품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우선 개막작이 재미도 있고 작품성도 뛰어난 작품이었다. 프랑스 감독의 장편 데뷔 작 `팝 리뎀션`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메탈 밴드를 하는 네 명의 친구들의 우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룬 작품이다. 그리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시네마 콘서트 섹션의 두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 두 작품은 청풍호반무대에서 야외 상영으로 만날 수 있는데, 상영시 무성영화 전문 피아니스트의 연주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많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

-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작품을 통해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스크린에 담았다. 허 감독이 생각하기에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쉽지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랑이란 서로에 대한 모습을 서서히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영화에서도 그렇게 묘사했지만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답지 않나? 하지만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이 항상 아름다울 수만은 없고, 오해와 갈등, 그리고 상처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세상에 모든 사랑이 제 각각의 모습과 향기를 품고 있는 것 같다. 내 영화를 통해 그런 사랑의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모습과 향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최근작 `위험한 관계`는 이미 여러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 된 작품이다. 영화를 만들 때 부담감은 없었나?

"솔직히 해외에서 여러 번 리메이크 된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작 소설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1930년대 상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매력 있어서 작품을 만들게 됐다."

-앞으로 작품 활동 계획은? 멜로가 아닌 다른 장르를 연출할 생각은 없는지?

"작품을 할 때 멜로 장르를 고집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멜로 영화를 많이 만들었는데,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조금 다른 장르가 될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조금 시간이 지난 뒤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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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이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제천에서 열린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의 총괄·기획을 맡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 영화제의 내실을 튼튼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허진호 감독이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제천에서 열린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의 총괄·기획을 맡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 영화제의 내실을 튼튼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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