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한 여자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기의 도쿄. 사창가에서 일했던 여인 노리코는 일을 그만두고 소설가 마사토시와 동거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는 `육체적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한편 전쟁터에서 오른팔을 잃은 군인 준은 겨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내에게 `육체적 기쁨`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몸이 `특정 상황`에서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날부터 쌀을 미끼로 다른 여인들을 성폭행하기 시작한다. 패전이 확실시된 가운데 여인과 소설가는 곧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며 서로의 몸을 탐닉하고, 군인은 계속해서 여인들을 폭행하는데….

영화는 알코올 중독 작가와 성욕을 느끼지 못하는 매춘부, 귀환 병사 이들을 통해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간을 파괴하고 망가뜨려 놓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극 중 일본에서는 다루기 힘든 일본의 전쟁 책임론과 천황비판에 대한 통렬하고 직접적인 묘사는 일본 영화계는 물론 사회, 문화, 정치의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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